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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새누리당 여론조사 결과 "안철수 돈뿌렸다?" 아니면 말고

어제부터 다음 소셜픽에는 '박근혜 여론조사'라는 검색 이슈가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주춤했던 박 후보의 여론조사 결과가 상승했다는 의미인가 싶어서 클릭하고 들어가 보았더니 그곳에는 눈을 의심하게 만들 황당한 이야기가 적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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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안철수 다음 소셜픽 출처]




▲ 안철수 후보가 여론조사 기관에 돈을 뿌렸다?


11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캠프의 권영세 상황실장이 '안철수 후보 캠프에서 여론조사기관에 돈을 뿌렸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권 실장은 오찬 기자간단회에서 "우리가 파악하기로 안철수 캠프에서 여론조사기관에 돈을 엄청 뿌렸다. 여론조사기관 몇 곳은 장악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권 실장의 주장은 안 캠프에만 머문 것이 아니라 "문재인 캠프도 그렇게 했다고 봐야지, 그쪽은 노무현 때 해봤으니까"라고 말해, 문 후보 캠프 쪽에도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을 가지고 언론이 취재에 나서자 6시간 여 뒤 "아까 점심때 내가 얘기한 건 그런 소문이 있다는 것" 이라고 한발 물러섰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이와 같이 일단 언론에 흘리고 '아니면 말고' 식의 행태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시절부터 언제나 저질러 왔던 일입니다. 그래서 더 이상 놀라운 것도 없고 새로울 것도 없지만 현 정권에 충성스러운 언론이 득세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문제가 그리 가벼워 보이지 않습니다. 


언론은 자체 검증이나 상식에 맞는 보도 지침을 가지기 보다는 자신이 줄선 곳에 유리하게 기사를 배치하는 경향이 두드러졌기 때문입니다. 




▲ 안철수 후보가 왜 여론조사기관에 돈을 뿌려? 


안철수 후보의 지지도는 작년 서울시장 후보 출마설이 흘러나올 때부터 폭발적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올해가 아니라 작년에 안철수 후보가 대선에 출마하였더라면 아마도 월등히 앞선 지지율도 대통령 자리에 오르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그러나 서울 시장 후보를 박원순 현 시장에게 양보를 하였고, 2년의 시간이 그에 대한 참신함과 지지를 약간은 시들게 하였습니다. 그렇다 하더래도 현재 한국 정치에 신물을 느끼는 젊은 세대에게는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며 단일화 양자 대결 여론 조사 결과에서 앞서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안철수 후보가 여론조사 기관에 돈을 뿌렸다?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일입니다. 여론조사 방법에 있어서 집 전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은 안철수 문재인 후보와 같은 야권 출마자에게는 불리한 것이고, 도리어 정권과 친밀했던 사람이 여론 조사 기관의 대표를 맡고 있다는 소문은 들어본 적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국내 언론은 이러한 소문과 의혹에 대해서 검증하지도 않았고, 제 각각의 여론조사 결과를 쏟아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같은 국민, 동일한 지역을 상대로 여론 조사를 하여도 결과가 상이하게 나오는 경우가 있었고 메이저라고 하는 여론기관의 조사 결과만이 언론에 공표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안철수 캠프가 여론조사 기관에 돈을 뿌렸다는 낭설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그리고 집권 여당의 대통령 선거 캠프 상황실장이라는 자가 기자를 모아 놓고 이러한 황당한 소설을 사실처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권영세 새누리당 사무총장이자 박근혜 캠프 상황실장, 출처 : 노컷뉴스]



그리고 역시나 시간이 지난 후 '진지하게' 사건에 대해 다가오면 단지 '소문'으로 들었다고 '아니면 말고' 식의 발언을 했다는 것은 정말이지 책임있는 정치인의 모습은 아닙니다. 


벌써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는 '안철수 후보사퇴 협박, '안철수 목동녀', '안철수 논문 표절' 등 근거가 희박한 사실을 가지고 상대를 흠집내기에 바빴고, 이것의 과정을 보면 모두가 일단 언론에 흘리고 나중에 조사해 봐서 '아니면 말고' 식의 저급 네거티브 방식이었습니다. 



▲ 권영세 안철수 후보를 둘러싼 '아니면 말고'식의 네거티브의 원인 ; 타락한 언론


새누리당이 자꾸만 반복해서 저급 네거티브 방식을 사용하는 이유는 현재의 망가져버린 언론이 여기에 호응해 주기 때문입니다. 이 얼마나 환상의 궁합입니까? 터무니 없는 자기들만의 희망 사항을 '발단 전개 절정 결말'의 서사 구조를 갖추어 언론사 기자들을 모아놓거나 취재원이 되어 흘려주고 함량 미달 언론은 얼씨구나 그것을 받아서 사실인 것 마냥 진지하게 방송으로 신문으로 실어나르는 것입니다. 





그리고 추측과 반론을 동일하게 VS 로 표현하여 논란 거리로 만들어 버립니다. 이와 같은 문제가 논란이 된다면 누구한테 불리할 지는 너무나 명확합니다.  제대로된 언론이라면 위와 같은 동일한 비중의 헤드라인을 뽑기 전에, 충분한 자체 검증을 통해 이것이 논란 거리로서의 가치가 있는 지 여부를 먼저 살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언론은 '자체 검증의 기능이 상실'된지 오래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오보나 악의적 기사를 가감 없이 보고 듣게 되는 국민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라는 속담만을 신봉하며 '뭔가 있겠지'라고 결론지으며 멀쩡한 사람을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훗날 오보임이 밝혀졌다 하더라도 방송과 신문 지면 귀퉁이에 조그맣게 '죄책감 없는' 사과문을 실으며 국민들이 사실을 올바로 알기 보다는 그냥 오보 그대로 알고 행동하고 투표하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 선거 캠프의 수장이 책임져라 !


그리고 이와 같은 저급 네거티브가 지속되는 또 다른 이유는 정작 후보는 다치지 않고 참모들만 몹쓸 입을 열어 장렬히 자폭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선거 기간 동안 고귀하고 품행이 방정했던 후보는 이미지를 잘 관리한 결과 당선이 되고 나면, 자기를 위해 장렬히 전사했던 가신들을 다시금 정치판에 불러들임으로써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악순환의 정치판이 귀착되는 것입니다. 


박근혜 후보는 자신의 캠프 상황실장이 한 말에 대해서 본인도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자기와는 무관한 사람이 그냥 우스개 소리 한 것처럼 넘어가지 말고 비중있는 직책에 있는 사람의 발언이라면 본인도 주장하고 대응하며 함께 책임을 져야할 것입니다. 


좌충우돌 참모들이 아무생각 없이 저질렀다고 보기에는 선거 과정 속에서 너무나 황당했던 일들이 많습니다. 정준길 '안철수 후보 불출마 협박 전화'부터 시작하여 오늘 권영세 '안 캠프 여론조사기관에 돈 뿌렸다' 까지 네거티브의 흔적은 너무나 짙고 일개 개인적 행동이라고 보기에 석연치 않은 점이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개인적 잘못으로 치부되면 안 되는 이유는 이들이 모두 박 후보 캠프의 주요 보직자들이라는 것입니다 .


그런데 정작 박근혜 후보는 모로쇠로 일관하며 선거 운동은 선거 운동대로 하고  네거티브는 따로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박근혜 후보가 나서서 선거 캠프 내에 네거티브 대응을 자제시켜야 할 것입니다. 검증과 네거티브는 천지 차이입니다. 




▲ 검증과 네거티브의 차이 


검증은 근거 있는 자료에 의해 사람을 판단해 나가는 과정이고 네거티브는 처음부터 음해를 목적으로 근거를 허위로 조작하여 사람을 공격하는 방법입니다. 매우 안타까운 것은 한국의 상당수 언론들이 사실과 근거에 의해 기사와 보도를 작성하지 않게 되면서 부터 '검증'과 '네거티브'는 구분할 수 없는 한몸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사실 이번 대선이 정말로 중요한 것은 무너져 버린 언론의 공정성을 회복하여야만 사실과 거짓, 검증과 네거티브를 구분할 수 있는 사회적 토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이 원래 하던 짓을 내려놓을 것이라 보지 않습니다. 대선이 이제 37일 남았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어떠한 소문과 네거티브가 난무하더라도 내가 지지하는 후보의 양심과 인격을 신뢰하면 온전한 한표를 행사했으면 합니다. 단지 이것이 아름다운 미래를 밝힐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