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같은 방송을 보기위해 시청료를 낸다는 것이 참으로 돈이 아깝습니다. 물론 작년 대선 이후 TV 금욕 생활을 하고 있어서 방송 볼일은 없지만 인터넷으로 검색되는 방송가 소식만 들어도 '놀라울' 따름입니다.
<손바닥 꾹>
[이야기쇼 두드림 캡처 출처 : KBS]
▲ 나경원은 정치인이 아니다?
나경원씨는 정치인입니다. 새누리당 의원이었고, 당에서도 각종 요직을 거치면서 사람들에게 매우 잘 알려진 정치인입니다. 그리고 재작년에는 서울시장에 출마하여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게 패배하기도 하였습니다. 바로 그 서울시장 선거에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유린한 '선관위 디도스 공격'이 있었고, 젊은 층이 자기 투표장소를 찾지 못하도록 선거를 방해한 사건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선관위 디도스 공격과 관련하여 새누리당 의원의 비서관이 실형을 선고 받았고, 젊디 젊은 IT 업체 대표와 임원이 벌금형과 징역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1026 서울시장 선거의 당사자였던 나경원 전 의원은 선관위 디도스 공격과 관련하여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경원 전 의원은 자신이 출마한 선거에 '의롭고 용기 넘치는 젊은이들(?)'이 선관위 홈페이지까지 공격하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짓을 저질렀다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그러나 저는 나경원 전 의원이 선관위 디도스 공격에 대해 사과한 것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것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새누리 저편의 의협심 강한 청년들의 우발적인 범죄로 기록되어졌을 뿐입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이 외에도 자위대 행사 참석, 주어가 없다는 놀라운 발견, 선거운동 기간 동안 장애인 아동과 사진 촬영 등등 여러가지 구설수에 집중적으로 올랐던 인물입니다.
▲ 대선 이후 미디어에 자주 등장
그런데 서울 시장 패배 이후 정치를 접었나 싶더니 대선이 끝나고, 미디어에 여러 차례 등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나 전 의원은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조직위원장 자격으로 얼마 전 KBS 두드림 토크쇼에 등장하였습니다.
KBS라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 방송사에 정치색 짙은 인물이 출연하여 자신을 홍보할 수 있다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특히 나경원 전 의원은 '두드림'이라는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 같아 보입니다.
[KBS 이야기쇼 두드림 홈페이지]
갖다 붙인다고 다 말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정치인 중에 '이 시대가 원하는 최고의 멘토'가 나올 수 있을까요? 그리고 멘토의 삶과 지혜가 묻어날 정도의 '정치인'이 있던가요? 그리고 쌍방향의 소통이 가능한 정치인이 몇명이나 되는지요?
특히 나경원 전 의원은 처음에 언급한 대로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는 48%의 국민들'에게는 멘토는 커녕 일개 구설수 많은 정치인에 불과한 인물입니다. 그런데 그런 그녀를 방송에 출연시켜 '토크쇼'를 펼치는 것은 그야말로 '쇼'일 뿐인 것입니다. 물론 KBS의 방송 의도가 '쇼'였으면 훌륭한 프로그램이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이야기쇼 두드림>에 이어 <아침마당> 까지
자! 이런 쇼는 한번이면 충분합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우리나라에서 어떤 위치이고 의미가 있는지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국민의 방송 KBS는 나경원 전 의원을 이번에는 <아침마당>에 출연시키기로 정하고 이미 녹화를 끝낸 상태라고 합니다. KBS 아침마당, 일하느라고 아침 방송 볼 일 없는 저도 이름은 많이 들어본 방송입니다.
[KBS 아침마당 홈페이지]
나경원 전 의원은 1월 29일 화요일에 방송 예정입니다. 프로그램 일정대로라면 '화요 초대석'에 출연하는 것 같습니다. KBS 아침마당은 '일상에서 만나는 선한 이웃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기획의도인데 과연 정치인 나경원 의원이 나와서 어떠한 선한 이야기들을 이웃들과 나눌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 정치인이 정치적이지 않은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
<아침마당> 박도환 CP는 미디어오늘과의 전화통화에서 '나경원 위원장이 아침마당에 출연하지만 정치적인 내용은 전혀 없으며 평창동계스페셜 올림픽의 지적장애인이 펼치는 세계적인 대회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합니다.(관련기사)
순진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대단히 지능적이라고 해야 할지, 어떻게 정치인이 공영방송의 아침 간판 프로그램에 나오데 정치적인 내용을 다루지 않아 정치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 이미지를 먹고 사는 정치인들이 왜 미디어에 나오려하는지 잘 파악해야
정치인은 이미지를 먹고 삽니다. 자신의 나쁜 이미지가 있다면 미디어에 자주 출연하여 자신의 다른 모습을 보이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현혹할 것이고, 자신의 좋은 점이 있다면 그것 역시 방송에 자주 노출시키면서 극대화 시키는 것이 정치인의 전략입니다.
정치인이 TV에 나와서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으니까 순수한 프로그램이라구요? 국민의 방송 KBS의 현 수준을 잘 말해주는 대목인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에 걸쳐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나경원 전 의원을 출연시키는 KBS 편성은 정치적 중립 또는 언론의 공정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TV 안 본지 한달여, 어쩌면 한달이 아니라 일년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몰려오는 주말 아침입니다. 시절이 불길한 때에 좋은 책 한권 읽으며, 바보상자가 채웠던 제 일상을 회복해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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