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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민주당 대선 패배 원인이 종편 출연 안해서?

오늘 민주당이 지금까지 당론으로 정해왔던 종편출연 금지를 철회한다고 합니다. 언론에 여러차례 관련기사가 노출된 것으로 봐서는 이미 내부적으로 확정된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관련기사) 민주당이 종편에 출연하던 않하던 별로 관심은 없습니다. 종편은 봐서는 안될 방송이라는 평소 생각은 변함이 없고, 민주당이 이름처럼 민주 개혁을 이룰 희망정당이라고도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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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종편출연 금지 철회

그러나 민주당은 좋으나 싫으나 대한민국의 절대 야당이고 이러한 정당이 언론 공해라고까지 여겨지는 종편에 출연하겠다는 당론을 정한다는 것이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습니다. 어쩌면 종편 출연 금지 당론은 고수한채 지금처럼 필요한 경우  출연하여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하는 방식을 유지했으면 어떨까 하는 바램입니다. 


왜냐하면 민주당이 당론으로 종편 출연 금지를 정해놓았다고 해도 실제로 종편에 출연하지 않았느냐? 그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채널A에 출연한 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




이미 민주당은 당론과 상관없이 종편에 출연해 왔습니다. 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을 비롯해서 김부겸, 유성엽 의원 등 여러차례 종편에 출연하여 자신들의 입장을 주장해 왔습니다. 작년 대선에서는 윤여준 공동선대위원장이 쾌도난마에 출연하여 문재인 캠프의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종편출연 금지 당론과 상관없이 민주당은 종편에 출연해 왔었고 더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종편출연' 여부를 가지고 종편에 출연하여 이렇다 저렇다 자기들의 주장을 펼쳤던 것입니다. 이것은 전형적인 자가당착의 논리로 최소한 종편에 출연하지 않기로한 당론이 있다면 이것의 논의가 끝나지 전에는 종편에 출연하지 않는 것이 상식입니다. 




[채널A에 출연한 유성엽 민주당 의원]




▲ 종편 출연 여부를 종편 나와 이야기하는 신비한 민주당

하지만 민주당은 종편출연 금지 당론을 종편에 나와서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함으로써 종편을 그림자 취급하고 스스로는 그림자를 밝혀주는 멍청한 촛불 역할을 한 것입니다. 


이것은 스스로가 크레타 인이면서 '모든 크레타인은 거짓말장이다'라고 외친 고대 그리스의 이야기 파라독스의 전형적인 예입니다. 자기가 자기에게 거짓말장이라고 한다면 지금 하고 있는 문장 자체가 거짓말이 되기 때문에 거짓말장이라는 주장 자체가 거짓이 됩니다. 이것은 말장난 같지만 현대 철학에 있어서 논리의 빈틈을 파고드는 대단히 유의미한 주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종편에 출연하지 않기로한 당론이 있으면서 그 논의를 종편에 나가서 한다.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것 같고 어떻게 보면 의미가 있어도 보이고 여하튼 생각하다 보면 결국 '민주당' 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인가 하고는 있는 것 같고 진지한 것 같기도 하지만 결론은 별볼일 없다는 면에서 말입니다.




▲ 종편에 출연 안해서 작년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분석, 놀랍고도 신기해

그런데 종편출연 당론 변경의 가장 큰 문제점은 민주당이 주장하는 종편 출연의 이유에 있습니다. 신문 기사에 따르면 민주당이 종편에 출연하기도 결정한 이유 중에는 '작년 대선 패배 원인으로 종편 출연 금지 방침을 지목' 했다는 것입니다. (관련기사)


종편이 자영업자, 블루칼라 계층의 지속적인 미디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여기에 발 빠른 대응을 하지 못해서 대선에 패배했다는 나름대로의 평가에 기초하는 것 같습니다 .




[민주당 최재천 의원 트위터]




그러나 민주당 최재천 의원의 종편 시청율 조사 결과를 보면 대선 패배 원인이 종편에 출연하지 않아서라는 민주당의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종편은 여전히 잘나가는 투수 방어율 수준의 1%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미비하지만 워낙 설치고 나대고 막가파 방송을 하기 때문에 종편의 위력은 과대포장되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한 방송에 민주당이 당론을 정해 출연하여 자신들의 주장을 피력하는 장으로 활용하겠다?  별로 좋은 생각같지 않습니다. 




▲ 정치인의 방송 욕심은 아닌가?

차라리 민주당은 다음 선거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방송에 한번이라도 얼굴 한번 비쳐보고 싶다는 화면 욕심이라고 고백하는 것이 더 좋을 듯도 싶습니다. 그런데 종편 출연 이유를 작년 대선 패배의 원인이었다는 식으로 말하면서 당론을 바꾸겠다는 주장은 너무나 저질'정치'스러워 들어주기 불편합니다. 


작년 대선에서 패배한 이유 중에 종편에 출연하지 않은 것이 이유 축에나 낄 수 있을까요? 이렇게라도 작년 대선을 망쳐버린 책임을 가릴 수 있다면 좋으려만 여전히 민주당은 자신들만의 리그를 펼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민주당은 MB정부의 미디어랩 법 날치기를 막아내지 못했고 결국 전파 공해 종편 허가를 내 준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민주당이 종편에 출연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종편 허가에 대한 나름대로의 죄책감, 자중, 근신 이런 것이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시간이 지나고 잊혀질만 하니 종편에 출연하겠다고 은근슬쩍 손을 내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명분은 작년 대선에서 패배한 이유가 '종편에 출연하지 않아서'라는 기막힌 핑계를 대고 있는 것입니다. 



[출처 : 채널 A]



민주당이 자존심이 있다면 종편에 출연하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위의 사진은 종편이 방송에서 하고 있는 민주당을 상대로한 정치놀이입니다. 이런 것을 보고서도 '좋다고' 종편 출연하겠다는 민주당이 참으로 한심스럽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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