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두 사건이 서로 관계가 없음에도 마치 인과 관계가 있는 것처럼 몰아가는 경우 인용되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까마귀가 굶주려서 배라도 먹겠다는 욕심에 배가 달린 가지를 쪼다가 배가 떨어졌다면 이 둘의 인과관계가 성립되는 것입니다. 아주 드문 예가 되겠지만 그래서 사건이 발생하는 곳에는 접근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처신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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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미 의원 이메일 해킹 , 출처 : 뉴시스]
▲ 민감한 시기의 진선미 의원 이메일 해킹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 개입 지시 의혹을 폭로한 진선미 의원의 이메일이 해킹 당했다고 합니다. 당연히 진선미 의원과 민주당은 국정원의 소행이 아닌가 의심햇을 법 합니다. 진 의원의 국정원 사건 폭로로 말미암아 사회적 분노와 파장은 매우 컸습니다.
퇴임 사흘만에 공항을 통해 해외로 빠져나가려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시민들의 국정원장을 잡겠다는 의지'로 결국 뜻을 접어야 했습니다. 정말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죠. 진 의원의 폭로 내용을 듣고 분노한 시민들이 국가 안보의 핵심이라는 전 국정원장을 잡겠다고 공항까지 나와 감시를 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진선미 의원 이메일 해킹에 대해 국가정보원은 자신들과 전혀 무관하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근거는 2010년 ~ 2012년까지 총 71건의 국회의원 및 보좌관의 이메일 게정이 해킹당한 정황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국정원은 정치인들의 해킹 공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왔다고 합니다.
▲ 진선미 의원 이메일 해킹과 무관하다는 국정원
국정원은 "그동안 이렇게 많은 정치인 해킹 또는 해킹시도 사건이 있었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다했음에도 진의원이 오히려 국정원을 공격 주체로 단정짓고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고 덧붙였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인용)
한마디로 국정원이 억울하다는 이야기같습니다. 국회의원에 대한 해킹이 지금까지 언제나 있어왔고 자신들은 도리어 이것을 막기 위해 노력했는데 진 의원의 이메일 해킹 사건을 국정원과 연관시키는 것이 부당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진선미 의원 이메일 해킹 사건은 누구의 소행일까요? 이전 71건의 해킹을 시도했던 이름모를 해커들의 소행일까요? 아마도 한국 국회의원의 이메일을 뒤졌다고 한다면 북한의 소행이 틀림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기관과 언론은 언제나 국가에 대한 해킹이 발생하면 일단 북한부터 찍고 보는 습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첫 보도는 대서특필 후속 보도는 흐지부지 하기 때문에 언론을 계속 주시하지 못한 시민이라면 대부분의 해킹 사건은 북한이라고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2013/03/21 - [까칠한] - 전산망 마비가 북한 소행이길 바라는 언론?
▲ 진선미, 뉴스타파, <오늘의 유모> 모두 이메일 해킹을 당했다면
그런데 이번 해킹 사건은 일반적인 국회의원에 대한 해킹이라고 보기 힘든 점이 있습니다. 진선미 의원이 국회의원으로서 국정원 사건에 대해 폭로를 했다면 또다른 국정원 보도의 핵심은 뉴스타파 였습니다. 국내 언론의 무관심과 소극적 태도와는 달리 대안언론 뉴스타파는 매우 소상하고 일관되게 국정원 사건 보도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뉴스타파의 국정원 취재보도를 맡고 있는 최기훈 조현미 두 기자 이메일도 3월 8일, 3월 20일에 각각 해킹 시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사실은 국정원 여직원이 글을 올렸다는 <오늘의 유모> 운영자 역시 이메일 해킹 시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들에 대한 해킹 시도가 불특정 다수의 해킹에 의한 것이 아니라 동일인 또는 동일 그룹이라는 의혹이 IP 추적에 의해서 밝혀졌습니다. (관련기사 뉴스타파)
[뉴스타파 해킹, 출처 : 뉴스타파]
▲ 동일 지역에서 세명의 이메일 해킹 시도
뉴스타파에 의하면 <오늘의 유모> 운영자, 최기훈, 조현미 기자 이메일 해킹을 시도한 IP주소가 모두 일본 도쿄 마루노우치 지역이라고 합니다. 우연치고는 대단한 우연인 것입니다. 물론 해킹을 하면서 자기 집에서 자기 IP 주소로 해킹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부분 우회 경로를 통해 해킹하고자 하는 컴퓨터에 접속하기 때문에 최종 접근 IP 주소는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우회 접속 IP가 동일하다면 같은 사람 또는 그룹의 소행이 것은 쉽게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뉴스타파 기자와 <오늘의 유모> 운영자를 동일 인물이 해킹하자고 했다면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이것은 독자 여러분의 상상력에 맡기겠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진선미 의원 이메일 해킹을 바라본다면 국정원의 주장대로 흔히 있었던 국회의원에 대한 71건의 이메일 해킹 범주에 들기 보다는 뉴스타파 기자, <오늘의 유모> 운영자 해킹과 함께 다루어져야 할 사건이 아닌가 싶습니다.그래서 진선미 의원도 국정원 연루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 같구요.
▲ 경찰은 국정원 사건 수사 언제 할건가?
이토록 국정원 여직원 사건,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대선 개입 관련 의혹, 관련자 이메일 해킹 사건 까지 발생하고 있는데 수사를 해야할 경찰은 아무런 대답이 없으니 답답할 뿐입니다. 대선 정국에서는 설익은 중간 수사 발표를 서둘러 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지금은 몇달이 지나도록 결과 발표가 없으니 바쁜 것인지 수사를 안하는 것인지 신뢰를 많이 잃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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