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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청와대 3단 사과, 대국민은 무시당했다?

청와대가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한 것이 아니라 허태열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과문을 대신 작성하였고 이것을 읽기는 김행 대변인을 통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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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0일 김행 대변인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 출처 : 뉴시스] 




▲ 박근혜 정부 인사 파행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박근헤 정부는 심각한 인사난에 직면해 있습니다. 처음에는 야당의 발목잡기라고 여론을 다그쳤지만 청와대가 지명하는  새정부 신임 주요인사는 이미 7명이나 자진 또는 타의로 낙마하였습니다.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내정자,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 김학의 법무부 차관,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 모두가 박근혜 정부 신임 인사에서 사라져간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사라져갈 때마다 엄청난 사회적 파장이 있었습니다. 일부 후보자는 각종 비리의 백화점 같다는 의혹을 남기며 국민을 매우 실망시켰습니다. 이쯤되면 새정부 인사 파행의 책임을 지고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나와 사과 했어야 합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출마 당시 주요 이슈에 대해서는 직접 대국민 기자회견을 자처하였고 여러번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시기가 시기이니 만큼 직접 나와서 실망으로 가득찬 국민의 마음을 달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사과는 박근혜 대통령이 한 것이 아니라 그 밑에 비서실장이 하였고, 그것마저도 직접 나와서 한 것이 아니라 무엇이 바쁘다고 청와대 대변인을 시켜 대신 읽게한 것입니다. 


대통령이 했어야 하는 사과를 비서실장이 하고, 비서실장이 직접 읽었어야 하는 사과문을, 대변인이 읽게 한 것, 이것이 '청와대의 대국민 3단 사과'의 모습입니다. 



 



학교 담인 선생님이 학급 임원을 잘못 선출하여 학생들에게 사과의 마음을 전해야할 때, 학급 반장이 대신해서 사과한다면 학생들이 좋아할까요? 그런데 학급 반장이 학생들 앞에 나와 직접 사과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학급 임원을 통해서 선생님의 뜻이 담긴 자신의 사과문을 읽게 한다면 학생들이 담임선생님과 학급 임원들에게 등 돌리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봅니다. 




국정 초, 국민 지지율 최하위, 이유가 보인다

현재 박근혜 정부의 대국민 지지율은 41%로 역대 정부 중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5년 담임제 대통령 선출 방식이기 때문에 처음에 국민적 지지를 등에 없고 강력한 정책을 펼쳐나가는 것이 맞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 정부의 성패는 처음 1년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인수위 시절에 결정되었어야 하는 장차관, 고위급 인사를 대통령 취임하고 한달이 지나도록 매듭짓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불찰이고 그를 보좌하는 청와대 인사들이 잘못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실망스러운 국민의 마음을 달래고 동의를 구하려면 대통령이 직접 나와 사과하고 현재 인사 시스템의 책임을 물어 청와대 책임자를 경질시키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말로만 하는 사과가 아니라 사과에 대한 실제 행동도 필요한 때였습니다. 


그러나 새정부 인사 난제에 책임이 있는 허태열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대국민 사과의 주체가 되고, 그것마저 대통령실 대변인인 읽는 방식 택했다면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여전히 현 정부가 인사 시스템의 문제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 제대로된 인사들이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지금 우리나라는 매우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밖으로 북한의 위협, 내부적으로는 심각한 양극화, 복지의 부제, 천문학적 가계 부채 등 박근혜 정부가 해결해야할 문제는 너무나 많습니다. 특히 같은 계보를 잇는 이명박 정부의 무리한 정책과 사업의 후폭풍은 계속해서 몰려오고 있습니다. 또한 이명박 정부가 이미 우리 사회의 도덕적 잣대에 대해서는 하향 평준화를 이루어놓은 상태였습니다. 부동산 투기, 논문 표절 정도는 정치인이든 종교인이든 공직을 위한 훈장정도로 인식하게 만들어버린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가 인사 문제에 있어서 도덕적이고 떳떳한 후보자를 발굴하지 못하는 것은 대통령 선거 준비는 잘 했지만 정작 국정 5년에 대한 준비는 소홀하지 않았던가 의심스럽게 만듭니다. 


지금이라도 국민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인사 시스템의 문제점을 소상히 설명하여 제대로된 사람들이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