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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MBC 조합원 복귀 연기, 허일후 미리 받은 축하는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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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작년 MBC 파업 당시 <으랏차차 MBC, 파업콘서트> 때 찍은 것입니다.(관련 글) 특별초대 손님 나꼼수 김용민과 허일후 아나운서의 만남 시간이었습니다. 허일후 아나운서는 주진우 기자(시사인 소속)를 의식한 듯, 시사인 정기구독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이 자리에 섰고 많은 사람들의 환호를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파업지지 콘서트에 얼굴이 알려진 아나운서가 용감하게 나서서 자신의 소신을 밝힌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 언론의 공정성을 위해 싸운 MBC조합원들

이렇게 MBC 조합원들은 기자 아나운서 할 것 없이 오직 김재철 사장 퇴진과 방송의 공정성을 위해 싸웠고 얼마 전 김재철 사장은 드디어 사퇴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미 법원은 김재철 사장이 조합원들에게 내렸던 비전문 분야 전보 조치에 대해서 부당하다고 판결내리며 MBC에 복귀 명령을 내린 것입니다. 


MBC 노조원들에게는 정말이지 오래간만에 희망적인 소식이 연거푸 들려온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기뻐했고, 용감했던 허일후 아나운서와 65명의 방송인들은 4월 2일, 자기 부서로 돌아간다고 축하 인사를 받아왔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전보조치 되었던 MBC 아나운서, 기자들이 4월 2일부로 복귀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언론에서도 이것을 기정 사실화하면서 기사를 실어 날랐습니다.  




[허일후 트위터 캡처]




▲ MBC 임원회의 '논의할 것이 더 있다' 복귀 연기

그런데 어제 밤에 허일후 아나운서의 트위터를 보고는 MBC에 또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노동조합은 사측으로부터 4월 2일 복귀에 대한 서류 기안이 끝났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복귀 조합원에 대한 환영 행사도 예정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4월 1일, 갑자기 이상 징후가 생겨나더니 MBC 임원회의에서 "논의에 시간이 더 걸린다" 며 복귀 명령을 또다시 미뤘다고 합니다. 


MBC 노조는 법원의 복귀 판결이 내리고 11일을 기다리면서 사측과의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약속했던 4월 2일까지 인내해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MBC 사측은 이와같은 노조의 기다림에 대해 '복귀 연기'라는 꼼수로 화답을 했던 것입니다. 


사측의 '복귀명령 연기'는 이해할 수 없는 처사입니다. 이미 법원은 사측의 인사전보 조치가 부당하다고 판결내리고 복귀시킬 것은 명했음에도,사측은 이것에 대한 늑장을 부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미 법원에서 부당하다고 판결내렸는데 사측이 논의를 더 하겠다는 것은 자신들의 위치가 법 위에 굴림한다는 착각에 기인할 것입니다. 





▲ 김재철 사장은 떠났지만 "리틀 김재철" 

이것은 어쩌면 사장 자리에서 물러난 김재철 사장의 방식과 비슷합니다. 김재철 사장은 재임 시 , 국회가 불러도 가지 않고, 감사원의 출석 요구도 무시하였으며, MBC의 관리감독기관인 방문진의 절차마저 무시하다가 해임당했습니다. 그는 한마디로 법 위에 굴림하는 이상한 MBC 사장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이 떠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임원들 역시 리틀 김재철이 아닌가 싶습니다. 왜 법원의 판결에 순종하지 않은 것일까요? 그들이 따르고 지켜야할 것이 '법'이 아니라 그 '무엇인가'라면  김재철 사장의 경영 방식과 너무나 똑같아 보입니다. 




[전보조치 되었던 MBC 아나운서, 김완태 아나운서 트위터]




▲ 김재철 사장의 퇴직금, 결재 누구도 막아서지 않았다

김재철 사장이 방문진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고 대표이사의 권한과 역할이 정지된 상태임에도 사직서를 제출함으로 3억여원의 퇴직연금을 챙기려 할 때, MBC 임원 중에 원칙을 말하며 막아섰던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MBC 노조에 따르면 김재철 사장은 떠나기 직전까지 회사 인력 운용에 두고두고 부담이 될 사안과 수천만 원의 지출 건에 결재를 감행했으나 사측에서 이것을 말리는 사람은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오직 MBC노조만이 김재철 사장이 결재한 사안에 대해 법원에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낸 것입니다. 


MBC 조합원과 비조합원, 노조와 사측은 모두가 자신들이 MBC를 위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김재철 사장 해임 이후 MBC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으로 볼 때, 누가 진정으로 MBC를 위했는지 판단이 서는 것 같습니다. 




▲ MBC 불안이 현실로

사람들은 MBC에 대해서 여전히 걱정하고 있습니다. 김재철 사장 해임은 순간의 기쁨이었고 더 무시무시한 사람이 올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김재철 사장을 흠모하는 임원들이 여전히 MBC에 남아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불안이 현실이 되는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법원이 판결내린 사안에 대해서 MBC 임원들이 더 논의해봐야 할 사안이라 말하며, 조합원 복귀를 연기해 버린 것입니다. 




[출처 : MBC 노동조합]




MBC의 그리운 얼굴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고 기뻐했던 시청자들은 또 한번 실망해야 할 것 같습니다. 허일후, 최현정, 박경추, 김정근, 김수진, 왕종명 등등 이들은 방송에게 보기 이토록 힘들게 만든 것이 누구인지 다시한번 헤아려 봅니다. 그리고 그는 떠났지만 그의 흔적은 MBC에 여전히 건재하다는 불안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2013/04/04 - [까칠한] - 캠퍼스 학문적 자유와 정치활동이 금지된 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