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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TV조선 앵커 오열, 뉴스를 드라마로 착각하게 만든다

종편 TV조선 뉴스 시간에 김미선 여성 앵커가 눈물 흘린 것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여론을 누가 움직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있을 수 없는 방송사고가 졸지에 아름다운 눈물로 변질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와 트위터에서는 뜨거운 이슈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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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김미선 사과와 방송사고, 출처 : TV조선 캡처]




TV조선 김미선 앵커 뉴스 도중 눈물

뉴스 앵커는 객관적인 뉴스 전달이 목적이지 지나친 감정을 섞는 것은 올바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뉴스는 사실을 전해야하지만 그 사실을 바라보는 시선을 확연히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언론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공정성이지 감정 호소가 아닌 것입니다. 


그래서 최소한 한 방송의 메인 앵커 정도 되었으면 말하기 능력 뿐만 아니라 감정 제어에 대한 자기 훈련이 있었어야 합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당연히 뉴스를 읽다가 슬퍼할 수 있고 신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이 아닌 뉴스 앵커라면 철저히 객관적 입지에서 뉴스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눈물을 흘리거나 기뻐하는 것은 시청자의 몫이지 뉴스 앵커의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더더욱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실시간 보도도 아니고 이미 녹화되어있던 화면을 대본과 함께 충분히 숙지한 다음에 뉴스에 임했을 터인데 눈물을 흘릴 정도로 북받쳐 올랐다면 앵커로서의 자질을 의심해 볼만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김미선 앵커는 방송 후에 자신의 트위터에 "아직 멀었네요,.정갈하지 못했던 진행에 불편하셨을 시청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라고 하며 정식 사과하였습니다. 또한 참고로 김미선 앵커는 작년 문재인 의원이 인터뷰를 받아주지 않았다고 불평을 하여 논란을 빚었던 기자이기도 합니다. (관련기사





[트위터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아름다운 눈물 칭찬 멘션]





▲ 방송실수로 흘린 눈물까지 아름답다는 시청자?

그런데 그의 눈물이 아름답다고 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일까요? '여자의 눈물 앞에 약한 남성의 마음' 이와같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북한에 생존해 있는 국군포로 명단과 관련한 한 할머니의 뉴스 인터뷰가 사람의 마음을 짠하게 만든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뉴스의 내용이 슬프다고 하여 앵커가 눈물 흘리는 것이 아름답다는 생각은 뉴스 앵커를 '언론인'으로 보지않고 '연예인'으로 보는 일반화의 착각인 것 같습니다. 


이것은 요즘 노출 논란을 받고 있는 스포츠 관련 여자 아나운서와 같은 논리입니다. 여자 아나운서가 초미니스커트에 육감적인 몸매를 자랑하는 것을 비판하기 보다는 '여자 아나운서도 사람인데 뭐 어떻냐? 보기 좋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이지요.




▲ 방송의 노출과 눈물 경쟁, 언론 영역에까지 확산 

하지만 요즘 미디어를 보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노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모든 분야가 충분히 벗고 노출하고 있는데 언론 영역까지 노출을 수단으로 삼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래서 여자 아나운서들의 노출이 잘못된 것처럼 뉴스 앵커가 드라마 연기자 처럼 화면을 보고 우는 것 역시 매우 잘못된 것입니다. 뉴스 앵커 말고도 드라마, 예능을 보면 충분히 울고 짜고 슬픔의 카타르시를 느낄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언론의 역할과 임무가 망각되고 미디어가 상업화되면서 사람들은 뉴스 앵커 역시 연예인으로 오인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가 전하는 것이 세상의 뉴스가 아니라 예능이 전하는 가십거리 정도로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뉴스 앵커의 눈물을 아름답다고 칭찬하고 응원하는 것입니다. 




▲ '드라마' 같은 언론이 아니라 '다큐' 같은 언론이길..

625당시 국군포로를 둔 할머니의 소원을 풀어드리려면 통일을 해야 합니다. 통일을 위해서 우리가 해야할 것은 무엇일까요? "통일여 어서 오라, 우리는 한 민족이다" 같은 구호나 감정에 호소하기보다는 실질적인 남과 북의 현 상황을 파악하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부터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결국 '드라마'같은 통일이 아니라 냉정하고 현실적인 '다큐' 같은 통일 과정을 준비해 가야한달 말이죠.


그런데 북한 관련 소식을 전하는 앵커가 눈물부터 흘리며 매우 슬픈 감정적 접근을 하는 것은 '드라마'같은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뉴스에서 진실과 사회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원하는 것이지 채널만 돌리면 넘쳐나는 '드라마' 같은 눈물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종편 처음부터 문제 많았지만 이런 식으로 뉴스를 드라마화 할 줄을 정말 몰랐습니다. 종편의 뉴스를 보느니 차라리 공중파의 잘만든 '드라마' 한편 보는 것이 정신건강에 유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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