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격한 것, 탐욕스러운 자들이 적용시키는 법의 기준입니다. 자기가 하면 애국, 남이 하면 종북, 부패한 정치 권력의 현재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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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사건의 시발점인 국정원 여직원, 출처 : 오마이뉴스]
▲ 정당 후원 공무원 273명 기소
2011년,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교사와 공무원 273명이 민노당에 가입해 정치활동을 하거나 당비 후원금을 내는 등 정치자금을 불법으로 기부한 혐의를 잡고 정치자금법 위반과 국가공무원범 위반, 지방 공무원법 위반, 정당법 위반 등을 적용해 불구속 기소하였습니다. (관련기사)
이 사건은 당시 273명을 한꺼번에 기소한 보기 드문 경우로, 법정 중에서 가장 큰 417호, 466호에서 판결을 내린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확실한 잘못(?)에 대해서는 사람 수에 상관없이 '기소'를 내리는 것이 이 나라의 법 적용의 원칙이었던 것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 정당 후원 공무원 해임 정직 감봉
또한 이후에 경남교육청은 공무원 신분으로 민주노동당에 정치 후원금을 보냈다는 이유로 현직 교사들에게 각각 해임, 정직, 감봉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더랬습니다. 요번에 터진 국정원 사건 처럼 선거에 개입하여 댓글을 작성한 것도 아니고 단지 정치 후원금을 보낸 것 뿐인데 어떤 이는 학교에서 쫓겨나야 했고, 다른 이는 정직, 감봉 처분을 받은 것입니다. (관련기사)
결국 민노당 후원금 관련하여 일부 교사들은 불구속 기소 처리 되어 벌금형까지 선고 받았고 학교로 돌아와서는 해임 정직 감봉 등의 자체 징계도 받았던 것입니다. 국가는 공무원의 정치 중립에 대해 엄정한 법 기준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 국정원 직원들 무슨 처벌을 받았나?
하지만 이번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연루된 국정원 직원들이 같은 공무원 신분으로 더 중요한 자리에 앉아서 더 심각한 법 위반을 저질렀는데 정부로부터 어떤 처벌를 받았는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들은 구속은 커녕 기소조차 되지 않았고 여전히 국정원에서 잘 일하고 있는 듯 합니다.
[한대련 소속 대학생들 출처 : 미디어오늘]
▲ 시위 대학생 강제 연행, 도로 교통법, 집시법 위반 엄격한 법 집행
국정원 국기문란 사건에 대한 젊은이들의 분노 역시 들끓고 있습니다. 각 대학교 학생회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고 어제는 대학생들이 가두시위를 벌이다가 강제 연행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경찰이 시위 학생들을 강제로 연행한 법 근거는 도로교통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고 합니다. (관련기사)
얼마나 공정하고 엄격한 법 집행입니까? 너무나 등록금이 비싸서 반값 등록금 공약 지키라고 새누리당과 대통령에게 주장하였더니 돌아온 것은 국정원의 좌파 대응 '심리전'이었습니다. (관련기사) 이것이 너무나 분하고 억울하여 거리로 나와 자신들의 사정을 알리려 했더니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경찰의 강제 연행이었던 것입니다.
민주주의 근간이 무너지는 중대한 국기 문란에 대해서는 법 집행을 주저하던 공권력이 사사로운 29명의 대학생 시위자들에게는 너무나 엄격하고 발빠른 대응을 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한대련 소속 대학생들 출처 : 미디어오늘]
▲ 경찰에 붙잡혀 가야 할 사람은 대학생이 아니라 국정원 선거 개입 가담자들
그러나 이것은 그리 공정해 보이지 않습니다. 강제 연행되고 끌려가야하는 자들은 대학생들이 아니라 국정원 사건을 기획하고 충실히 수행하고 덕을 본 자들이어야 합니다. 그들은 지금도 멀쩡히 말과 행동과 사상에 아무런 구속됨 없이 잘 살고 있는데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용기있게 외치는 사람들의 양심과 발언이 왜 구속당해야 합니까?
바로 이것이 현재 국정원 사건의 핵심입니다. 잘못한 자들이 혜택을 보고, 정상적인 사람들이 죄인 취급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불량 사회가 상식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은 공정해야할 수사기관과 언론이 은폐와 허위로 권력에 부역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민간인 불법사찰, 서울시장 디도스 사건 때 분노하고 행동했더라면..
이래서 앞으로 정치를 신뢰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아울러 수사기관과 언론 역시 100% 믿을 수 없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국민들이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 눈으로 보여주는 일인 것 같습니다. 국정원 사건은 2013년에 터진 일이 아닙니다. 지난 MB 정권 5년 동안 쏟아져 나왔던 민간인 불법 사찰, 서울시장 선거 디도스 사건 등과 맥을 같이 합니다.
지은 죄는 엄중한 데, 잘못한 사람은 모잘 것 없었고, 덕을 본 사람은 많은 데 처벌 받는 사람은 형편 없었습니다. 이제 국정원 사건에서 마저 과거처럼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 넘어간다면 우리의 미래는 술도 물도 아닌 피눈물 흘리는 고난일 수 있습니다.
[한대련 소속 대학생들 출처 : 미디어오늘]
지금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서 더 깊게 분노하고 더 많이 행동해야할 때가 왔습니다. 우리가 분노할 줄 모른다 생각하여 선거에 개입할 생각을 한 것이고 우리가 행동할 줄 모른다 여겨 민주주의를 유린한 것입니다.
오늘 저는 오래간만에 저녁 바람이나 쐬러 광화문 광장에 나가보려 합니다. 여러분들은 오늘 저녁 무엇을 하시면서 하루를 보내시렵니까?
2013/06/23 - [까칠한] -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2일째, 정치 개입이 아니라 불의에 대한 항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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