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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서울대 시국선언, 학생들도 뿔났다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의 파장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 민주주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선거에 국가최고기관이 개입하였고 수사기관은 서둘러 허위수사 결과를 발표하였으며 후에도 여전히 공정하지 않는 조사가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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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오마이뉴스]




▲ 상식사회의 기준 

우리 사회가 좀더 상식적인 사회였더라면 현재 거론되는 인물들 뿐만 아니라 이것을 주도하고 덕을 본 자들까지 발본색원 하여 처벌했어야 하는데 관료 출신 전 국정원장만 연일 난타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민들 역시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절실히 깨달았더라면 온, 오프라인 상관없이 분노를 표출해야 하는데 통제당한 것은 언론 뿐만이 아니라 국민의 심성도 함께 갖쳐져 버린 듯 합니다. 


국민이 분노하고 일어서야 '민심' 무서운 줄 알고 함부로 하지 않을 터인데 국정원 사건을 대하는 집권 여당 새누리당의 행태는 황당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국정 조사 반대는 물론 야당 선거법 위반 혐의를 주장하며 교묘한 물타기 정국을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과 권력은 처음에는 숨 죽이고 관찰하고 있었겠죠. 얼마나 지루하고 김빠지는 수사 과정이었습니까? 경찰은 잘 모른다 손 떼어버리고 바통을 이어받은 검찰을 무엇인가 의로운 일을 하는 것 같았지만 언론에 정보를 질질 흘리면서 법무부와 핑퐁게임을 주고 받으며 분노의 대상을 흐려버렸습니다. 결국 공소시효 기간을 훌쩍 넘기고는 솜방망이 수사 결과를 발표 하고서는 하늘을 우러러 매우 떳떳하고 당당해 보였습니다. 





▲ 분노하지 않는 국민

그런데도 국민들은 분노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워낙 먹고 살기 힘들어진 세상이 되어서 정치 따위 자신과 전혀 상관없다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생겨난 것 같습니다. 우리는 한 잔 술과 프로야구 하일라이트만 있으면 하루의 고단함을 잊고 내일의 태양이 나의 것이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을 갖게된 것입니다. 하지만 태양은 만인에게 고루 비치며 나에게만 오래 머물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라가 위기에 처하거나 어려울 때 청년들이 먼저 들고 일어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어른들보다 더 순수하고 더 힘이 넘치기에 세상을 향해 정의와 진실을 외칠 수 있는 때인 것입니다. 




[서울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오른 '서울대 시국선언 합시다']





▲ 서울대 총학생회 시국선언 준비

서울대 총학생회는 오늘(18일)부터 국정원 선거개입에 대한 시국선언을 위한 교내 서명운동을 시작하고 20일(수)에는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검찰과 경찰의 철저 수사와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방침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이 이루지지 않는 경우 본격적인 시국선언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현대사에서 청년들은 민주화 운동의 시발점이 된 경우가 많습니다. 1960년 419혁명, 1970년대 유신반대 독재타도를 외쳤던 '민청학련' 사건, 박정희 대통령 사망 이후 '서울의 봄', 박종철군 고문 치사 사건에 이은 87년 직선제 실시 등 역사의 중요한 전환점에서 학생들이 들고 일어났고 부패한 권력을 서늘케 하였습니다. 그들이 분노하고 몸 바쳐 싸웠던 이유는 정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열정이었다고 봅니다. 


MB의 지난 5년과 현재를 보면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훼손과 비상식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은 그 모든 것이 총체적으로 나타난 중대한 국가적 범죄이구요. 하지만 일부의 사람들만 분노하고 세상을 향해 메아리 없는 아우성만 치고 있는 것입니다. 









▲ 더 많이 분노하고 더 많이 행동하라

그러나 이제 학생들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려는 듯 합니다. 서울대 총학생회가 가장 먼저 시국선언을 예고하였고 열정과 패기를 가진 이 땅의 청년 학생들이 분노하고 행동하려고 합니다.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사랑하라는 힐링의 메세지를 전하고 싶지만 시절이 하 수상하여 더 많이 분노하고, 더 많이 행동하라는 메세지가 더 현실적인 것 같습니다. 지금 잘못된 것에 분연히 저항하지 않으면 가장 불행해지는 것은 십년 후 기성세대가 되는 청년들일 것입니다. 


지나간 과거를 붙드는 세대보다는 다가올 미래를 맞이할 세대가 세상을 바꾸는 주체가 되길 바라며 청년들의 세상을 향한 진실한 외침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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