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였습니다. 집에서 차가운 물에 발 담그고 수박 먹기에도 버거운 더위 였습니다. 그리고 8월 3일은 본격적인 휴가시즌으로 도시도 한산했습니다. 그러나 국정원규탄 5차 촛불집회 장은 더위도 잊었고 모든 시민이 휴가도 반납한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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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촛불집회 5차 청계광장]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청계광장입니다. 빌딩 숲 사이로 그을린 구름이 저녁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었습니다. 그 밑으로 시민들은 모여들기 시작하였고 오른쪽 맨 앞으로 조그맣게 불켜진 곳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무대입니다.
장소가 비좁고 군데군데 다리와 조형물, 그리고 행사 천막이 있어서 시민들은 무대에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무대가 보이고 안 보이고 상관없이 시민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촛불로 응답하며 촛불집회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청계광장 어디를 둘러보아도 시민들은 촛불을 묵묵히 들고 무대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무더운 날씨를 감안했을 때 빌딩으로 가로막힌 청계광장 안 쪽으로는 바람이 불지 않아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기 매우 무더웠습니다.
이곳은 청계광장 앞부분입니다. 청계광장 꼬깔콘(오른쪽 파랑 빨강 꽈배기 조형물) 왼쪽에 위치한 무대는 너무나 왜소하고 작았습니다.
족히 3만명 이상은 모였을 것 같은 국정원규탄 촛불집회 무대는 몇사람 올라가면 무너질 정도로(?) 작고 보잘 것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와같은 작은 무대와 상관없이 시민 학생들의 참여와 관심은 하늘을 찌를 듯 했던 것입니다.
어느 위치에나 시민 학생들은 자리에 비좁게 앉아 있거나 서서 촛불을 들고 국정원 규탄과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물었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처럼 비좁은 집회장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집회에 집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 사회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촛불 '선동' ,'괴담' 을 이야기하는 타락한 정치와 언론인들이 있던데 실제로 촛불 현장에 와서오면 자신들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많은 시민 학생들이 서울 한복판에 모여 성토를 하고 있는데 책임져야할 정부는 여전히 묵묵무답이고 그나마 진행되고 있었던 국정조사 마저 무력화 시켰습니다.
그들은 국민을 매우 깔보며 국정조사 내팽겨치고 휴가를 떠났지만 시민들은 휴가를 반납하고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날 경찰은 청계광장을 무교동 모전교까지 막아섰습니다.
이처럼 경찰차와 방어막으로 집회장을 제한했고 불어난 시민들은 장소가 없어 돌아가거나 집회장 후미를 채워나갔습니다.
모전교 횡단보도를 두고 시민들은 경찰과 약간의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그랬더니 경찰의 대응은 너무나 단순했습니다. 경찰차로 사람들이 못 넘어오게 거리를 막아서는 것이었습니다. 아직도 광우병 촛불당시 명박산성의 향수가 그리웠던 것인지 시민들이 다녀야 하는 도로와 횡단보도까지 경찰버스로 막는 것이 경찰이 촛불집회를 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시민들이 항의를 했고 멀쩡한 횡단보도를 경찰버스로 막으려던 시도는 다시금 길을 여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리고 막혔던 모전교가 열리면서 촛불집회 대열은 좀더 넓직한 곳까지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청계광장 앞 부분은 빼곡히 시민들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이날 청계광장에는 민주주의 푯말을 목에 건 멍멍이도 자리를 함께 하였습니다. 얼마나 덥겠습니까? 하지만 멍멍이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마치 국정원 국기문란 사건이 자기 일인 것마냥 비장한 모습을 짓고 있었습니다. 우리 인간은 멍멍이보다 소중한 존재입니다.
9시를 조금 넘어 빗방울이 하나둘씩 떨어지기 시작할 무렵 국정원규탄 5차 촛불집회는 마무리되었습니다 다음 8월 10일 서울광장 10만명을 약속하며 차분한 정리가 이어졌습니다. 오늘과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서울 시민 3만명이 모였고 중간에 돌아간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여전히 정부와 새누리는 국정원 문제에 대해서 남의 일 처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힘, 10만명을 보여주어 제대로된 응답을 받아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 주 8월 10일, 10만명 그다지 어려운 숫자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제 국민의 힘으로 국정원 진실규명, 책임자 처벌은 이루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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