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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MB=맥가이버 “내가 배 만들어봐 아는데”?



일을 하다보면 실수도 할 수 있고 실패도 할 수 있다. 그런데 대형 사고를 치는 사람은 잘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안다고 착각에 빠진 사람들이다. 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고작 문제를 일으켜야 사소하고 큰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


우리 대통령은 다재다능하시고 안해 보신 일이 없다. 가난도 경험해 보고, 데모도 해봤고, 사장님도 해고, 건설도 해보고, 배도 만들어 보셨단다. 그래서 잘 안단다.
그런데 과연 잘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배의 종류만 해도 여러가지고 만드는 작업 또한 여러가지 공정이 있다. 배의 레이더를 만드는 사람이 기관실 만드는 사람의 심정을 모를 것이고 단순 노무일 하는 이가 설계를 맡은 사람의 마음과 같을 수 없다. 

그런데 대통령은 배를 만들어봤다고 하고 잘 안단다. 그래서 북개입의 증거가 없단다. 아무 생각없이 들으면 맞는 말 같지만 잘 생각해 보면 전혀 논리에 맞지 않는 추론 과정이다. 
자동차가 지방도로를 달리다가 갑자기 두동강이 났다. 그러면 그 원인을 자동차회사 사장이 가장 잘 알까?
자동차 사장은 밑에 각 전문가들이 보고 하는 내용을 종합하여 판단을 내리는 것이지 자기가 자동차회사 사장이라고 그 내용을 잘 알 수는 없다. 왜냐하면 자신이 직접 망치들고 두들기고 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고의 원인은 보험사, 손해사정인 등 외부 전문가가 하는 것이지 그것을 만든 사람이 이러쿵 저러쿵 할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은 자기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에 인색하다. 그러하기에 '투명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려면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모여 협의와 토론을 통해 진실에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배는 여러 종류가 있고 만드는 방법도 여러가지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만들어봤고 내가 잘 아니까' 라는 생각이다. 내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하는데 남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설령 잘 안다고 하더라도 한발 물러서서 전문가와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의 미덕이며, 이러한 겸손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분명 더 좋은 사회적 선택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연타석 홈럼이다. 현 정권이 들어서고 많은 사건 사고가 있었는데 우리 다재다능하신 대통령의 잘 아는 분야는 넘쳐난다. 
 
광우병 파동은 서민층이 값싼 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가난을 경험해 봤다는 대통령의 측은지심에서 나왔을 것이고 
용산 참사는 아파트를 짓는 건설사에 계셨기에 그 자초지정을 잘 안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4대강은 역시 메이저 건설사에 있었기에 꼭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제는 초계함 침몰

배도 만들어 보셨단다. 그래서 원인은 어떨 것이고 그러나 국민은 그냥 좀 기다리란다. 오래 걸릴 수도 있고 본인의 선입관과는 상관없이 “최종 결론이 내려질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려야 한다. 그것이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다”라고 말씀하셨단다. 결국 안 기다리고 의혹을 풀라고 주장하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천안함이 침몰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시간은 꺼꾸로 흐르는 것 같다. 배는 침몰했는데 원인은 없고, 어떤 것이 국가안보에 위배되는지 모르겠지만 실종자들과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없이 침몰과 관련된 중요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단다. 

이런 지지부진한 의혹을 이끌어가면서 설마 이득을 얻으려는 이들이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