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 아나운서에게 욕을? 으랏차차 MBC, 파업 콘서트 현장을 가다(2)
으랏차차 MBC, 파업 콘서트 현장을 가다 (1)에 이어 오늘은 두 번째 편을 이어 갑니다.
조국 교수, 명진 스님, 정연주 KBS 전 사장의 MBC 노조에 대한 응원 메시지가 끝난 후, 라이브의 디바 이은미씨가 등장하였습니다. 이은미씨는 첫 곡을 부른 후, ‘공연을 가장한 집회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한다’라는 말로 이번 으랏차차 MBC 파업 콘서트를 정의하였고, 이어서 특유의 맨발 라이브를 위해 친히 신발을 벗었습니다.
이은미씨의 공연은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격이 다른 영혼의 힘이 느껴졌습니다. 청중을 완전히 사로잡았고, 자신이 MBC 노동조합을 돕는 길은 오직 노래를 통한 것 밖에 없다고 말하였습니다. 장충 체육관 전체를 라이브 무대 삼아 청중과 함께 했는데 아주 가깝게 제 앞까지 돌진해 오셨습니다.
어떤가요? 엄청난 힘이 느껴지지 않나요
이은미씨가 청중을 한껏 흥분시킨 후 멋진 오프닝과 함께 나꼼수가 등장합니다.
여기서 '그들'은 '나꼼수'입니다. 인기를 반영한 듯 오프닝도 멋지게 꾸몄더군요.
주진우, 김어준, 김용민 이렇게 3명이 무대에 올라서니 공연장은 순간 난리가 났습니다. 저도 현장에서 나꼼수를 처음 보게 되었는데, 사람들이 이 정도로 열광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남성 팬보다 압도적으로 여성 팬이 많았다는 사실, 원래 축구, 군대, 정치 이야기는 여자들이 싫어하는 주제라고 알고 있었는데, 여성의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었습니다. 특히 나꼼수에게 ‘잘생겼어요’를 연발하는 팬들의 환호를 들으며, 한국에 새로운 ‘잘생김’의 기준이 생겼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미디어에서는 머리를 잘 다듬고, 화장은 기본, 귀걸이에, 몸매 관리도 잘하여 식스팩 있는 ‘아름다운 남자’를 미의 기준으로 설파하였지만, 실제로 나꼼수의 외모는 유행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남성의 미’를 제시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날 김어준 총수는 나오자마자 ‘언론사 노동조합 따위가 언론사(딴지일보) 사주를 오라가라 했다’며 까칠하고 유쾌한 멘트를 날렸고, 주진우 기자는 자신들의 공연 때에도 50분 전에 오는데 MBC 파업 콘서트에는 2시간 전부터 와 있었다고 불평을 터뜨렸습니다. 파업 콘서트 청중을 위한 선물로 소개된 김용민 피디는 지금까지 나꼼수에 등장했던 성대 모사를 퍼레이드로 펼쳤습니다.
특히 성대 모사 하이라이트는 고 김대중 대통령의 목소리로 남자 아나운서를 불러내 싫어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욕을 가르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국에서는 애완, 경비, 식용으로 쓰이는 논란의 동물, X새끼를 발음해 보는 시간이었는데, 불려나온 아나운서가 우연히도 우리말 나들이 담당 아나운서 였습니다. 아나운서는 도리어 김용민 피디의 발음이 틀렸다고 교정해주면서 ‘X새끼’가 아니라 ‘X~새끼’가 맞다고 수정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질세라 김용민 피디는 사투리로는 소유격이 들어가 ‘X으새끼’라고 맞서며, 아나운서에게 욕을 가르쳤습니다.
파업 콘서트 끝에 MBC 정영하 노조 위원장의 말에도 나오지만 이날 나꼼수의 등장으로 MBC 노조원들 스스로 많이 부끄럽고 놀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날 장소는 MBC 파업 콘서트 자리였지만 사람들이 마치 나꼼수만을 보러 온 것처럼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었고, 나꼼수가 올라선 무대 앞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사실 MBC가 제대로 뉴스와 방송을 했더라면 ‘나꼼수’의 이와 같은 인기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자신들이 언론사로 가져야 했던 ‘명성’과 ‘인기’를 모두 나꼼수에게 내어준 꼴이 되었던 것이죠.
나꼼수는 이렇게 청중을 즐겁게 웃겨 주다가 무대를 내려갔습니다. 그리고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관람석을 떠나는 것이 목격되었습니다. 어쩌면 mbc파업 콘서트가 아니라 나꼼수를 보러 온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은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어서 현정권 들어서 존폐 위기에 몰린 오페라 합창단의 공연이 있었고
으랏차차 MBC 포스터를 그려준 만화가 강풀씨가 나와서 꽃다발을 청중께 바치는 나름 퍼포먼스를 펼쳤습니다.
마지막 뮤지션 공연은 '챠우챠우'의 델리스파이스가 장식했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그룹이기도 하죠.
으랏차차 MBC 자발적 총연출자 탁현민 교수가 나와서 파업 콘서트의 의미와 무료 공연이긴 해도 '공짜'가 아니라며 모금에 꼭~ 동참해 줄 것을 말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젊은이들의 멘토 이외수 선생님과 아이폰 페이스타임 연결을 시도하였습니다. 참 세상이 좋아진 것을 느꼈습니다.
이외수 선생님이 영상을 통해 지지와 응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파업 콘서트 마지막 순서는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이 나와서 시민들에 대한 인사와 현재의 심정을 밝혔습니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나꼼수와 같은 대안 언론에게 빼앗긴 MBC의 신뢰와 인기를 다시 찾아오고야 말겠다는 결의였습니다.
으랏차차 MBC, 파업콘서트는 이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주말에 예능이 결방이 되어야지 MBC가 파업했다는 소식을 알리게 되는 불편한 진실 속에서, 콘서트 형식의 집회는 새롭게 시도된 파업의 한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무한도전이 MBC파업을 홍보하는 불편한 진실 관련글) 많은 시민들이 참여와 호응을 해 주었고, MBC 노조원 역시 어쩔 수 없이 하는 ‘소극적인 모습’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파업이라는 당위감 만큼이나 진지하고 또한 겸손한 모습이었습니다.
더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며 좋은 결과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끝
파업콘서트 현장을 가다(1) 못 보신 분들은 클릭 으랏차차 MBC, 파업 콘서트 현장을 가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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