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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신아람에게 특별상 강요하는 대한체육회, 납득이 안가

현 정권이 들어서고 국민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 중에 하나는 우리나라의 지도층이 '과연 한국 사람 맞나' 라는 의구심이었습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한미 FTA, 일본 독도 영유권 주장 등 하나하나 따져보면 누구를 이롭게 하기 위한 행동인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미국의 축산 업자들에게 한 없는 이득을 가져다 주고 국내 축산 농가의 자살 사건까지 이르게 한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대표적인 데, 이것은 국익보다 타익을 우선 시 했던 현 정부의 최대 실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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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토의 장이 된 대한체육회 홈페이지 출처 : 대한체육회 홈피 캡처]




일반 국민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런 지도층의 행동에 대해서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하더군요. 어려서부터 미국 또는 강대국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혔던 어린 아이가 자라나서 해외에서 유학하고 미국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니, 국가적 정체성이 없어진 것이고, 좋은 조건에서 훌륭한 공부를 마치고  고국에 돌아와서는 정부 주요 보직에 앉다 보니 국가적 이익보다는 개인의 프렌들리를 우선히 하는 정신 상태에서 빚어진 것이라고 말입니다.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저 역시 외국과 거래하는 일이 있는데 뉴스에서 외교 분쟁 기사가 뜨면 무척이나 곤욕스럽고 애써 만들어놓은 해외 바이어와의 좋은 관계가 국가적 마찰 때문에 어그러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는 합니다. 이것은 사람의 인지상정에 관한 일이고 조그만 이익에 관한 일이지만 국가적 이익과 대치된다면 당연히 개인적 사사로움보다 국가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 올림픽의, 올림픽에 의한, 올림픽을 위한 방송


런던올림픽이 열리고 있습니다. 2012년 여름 대한민국 방송은 올림픽이 장악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올림픽의, 올림픽에 의한, 올림픽을 위한, 프로그램이 도배를 하고 있습니다. 미디어의 천박함만을 남으라고 할 수 없는 것이 단일 민족이며, 넓지 않은 국토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가 국제 경기에 대해 타 국가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즐기는 것은 독특한 특성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런던올림픽이 세계인의 축제인지는 몰라도 내용 면에서 세계인의 단합을 도모하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것은 올림픽이 아니라 '오심픽'이라 불릴 정도로 심판이 공정한 판결을 내려야함에도 불구하고 실수 투성이(?) 또는 편파적인 결과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 런던 '오심픽' 불명예


앞서 포스팅한 내용을 보면 한국의 박태환, 조준호, 신아람 모두 런던올림픽 오심 때문에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본 선수들입니다. 올림픽 오심이 선수들에게 더 치명적인 이유는 올림픽 경기를 위해 4년을 기다려왔다는 것입니다. 세계선수권이나 다른 국제 대회들은 1~2년 주기로 열리기 때문에 재도전의 기회도 있고, 빨리 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올림픽은 4년에 한번 열리기 때문에 다음 번에 재도전 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고 선수 개인 역시 일생에 한 번 기회라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올림픽에서의 오심은 치명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잘못된 판단에는 피해자가 있다면 수혜자 또한 존재하며 피해를 입은 국가의 국민들은 수혜를 입은 선수에 대해 반감을 가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결국 세계인의 축제를 목표로 한다는 올림픽이 몇가지 오심 때문에 단합은 커녕 국가간 감정만 상하는 불신의 장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올림픽을 주최하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고 산하 분야별 스포츠연맹과 국가간 보조가 축을 같이해야 합니다. 


그런데 IOC, 스포츠연맹, 국가체육협회가 보조를 잘 맞춘 경우가 생겼으니 우리나라 오심 판정의 한복판에 있었던 신아람 선수 오심 건이었습니다. 



[오열하는 신아람 선수 출처 : 연합뉴스]




▲ 동네 땅따먹기 수준, 올림픽 펜싱 경기


신아람 선수는 감추어졌던 1초의 번복으로 아쉽게 금메달 도전이 좌절되고, 국민들의 런던올림픽 심판에 대한 강한 불만을 갖게 만든 장본인입니다. 이 경기를 지켜본 국민들이라면 이날의 판정과 경기 운영이 동네 땅따먹기 수준도 안되었다는 것을 다 아실 것입니다. 최고 수준을 지향해야 하는 올림픽에서 이런 진행과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눈과 귀를 의심케 하는 경우였습니다. 


신아람 선수는 이에 강하게 항의하였고, 국제펜싱연맹(FIE)이 주기로 한 특별상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여 국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신아람 선수는 국제펜신연맹이 주기로 한 특별상에 대해 판정이 오심이라고 믿기에 받아들일 수 없고, 특별상은 올림픽 메달이 아니기 때문에 마음이 편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내용의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 국제펜싱연맹의 특별상 받지 않겠다


분명히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인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부당한 일을 당했다고 믿고 있는 선수에게 대한체육회에서 위로와 방패막이 되어주지는 못할 망정, 신아람 선수의 마음을 곡해하며 특별상 수상으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조준호의 판정을 '오심'이 아니라 '오심 정정'이라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던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이 있습니다.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은 7월 31일 기자회견에서 "아테네올림픽 체조 양태영 오심 사건 당시 스포츠중재재판소(CAS)까지 소송 진행하면서 2억 원을 날렸다"며 단체전이 남아 있는 신아람을 고려해 특별상을 수용하는 대신 오심을 인정하지 않은 FIE의 결정을 받아들일 뜻을 밝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 올림픽선수단을 이끌고 있는 이기흥 선수단장 역시  "심판 판정에 승복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역시 성숙한 국민의 몫"이라고 말하며 '특별상'으로 더 이상 오심 문제가 붉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 발언을 하였습니다. 


이쯤되면 대한체육회가 누구를 위한 체육회인가 질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국 선수가 경기에서 부당한 대우을 받았으면 국가 스포츠를 대표한다는 대한체육회에서 진실을 바로 잡아야할텐데 도리어 '특별상'이라는 국적불명의 상으로 무마하려는 행동에 앞장을 서고 있으니 말입니다. 




▲ 특별상 강요하는대한체육회


먼저 국제펜싱연맹이 준다는 '특별상'이 정말 웃기는 상입니다. 신아람 경기가 끝나고, 해외 외신들 역시 명백한 오심이었다는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이에 대해 국제편싱연맹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신아람의 경기는 분명 정당한 판정이었다는 것이지요. 정당한 판정에 대해 신아람은 그날 코트에서 내려오지도 않았고, 항의에 항의를 거듭한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신아람 선수는 국제편싱연맹이 보기에 승패를 인정하지 않는 의롭지 못한 선수여야 합니다. 이런 신아람에게 '특별상'을 준다는 행동 자체는 납득하기 힘든 꼼수라는 것입니다. 그들이 신 선수에게 특별상을 주려면 '오심'을 인정하는 전제에서나 가능한 것입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상을 주겠다는 국제편싱연맹이 참으로 한심하고 그런 상이라도 넙죽 받자는 대한체육회가 더 분통터지는 이유입니다. 




▲ 박용성 회장, 잘한다는 쓴소리 본인 스스로에게 먼저 하시길..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박용성 회장은 이번 펜싱 경기 오심 문제를 신아람 선수 개인의 자존심 문제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선수의 개인적 자존심 보다 국제 스포츠계에서 한국 스포츠의 수장으로 누리는 프렌들리가 더 소중하다고 판단이 아닐까라는 추측입니다. 


하지만 신아람 선수의 오심과 거기에 대한 '특별상' 거부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자존심이며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는 사건입니다. 그리고 '진실'해야 하는 스포츠 경기가 '거짓'으로 얼룩질 수 있다는 공정성에 관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대한체육회는 본인들이 무엇을 위해서 설립된 단체인지 잘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해외에 나가서 IOC 위원 같은 외국 친구들이나 만나러 다니는 인맥 쌓기 놀이하는 곳이 아니었으면 합니다. 진정 나라의 체육 활동을 대표하고 자국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공정한 상태에서의 스포츠 경기를 위해 존재한다면 국제펜싱연맹이 준다는 '특별상' 따위 선수보다 먼저 나서서 '거부'하고 항의하는 능력을 발휘했으면 합니다.   


개인(국민)은 열심히 잘하는 데 항상 단체의 지도층이 문제가 많은 대한민국입니다.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국민들이 생각하는 애국과는 거리가 먼 것은 아닌지 아리송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