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는 '감사'라는 자리가 있습니다. 감사의 역할은 대표이사(사장)이 자기 멋대로 회사를 운영하거나 회사법에 의하지 않고 편법으로 회사를 운영할 때 관계 법령에 의해서 제재하거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가 일년에 한번 재무제표를 완성하고 결산을 할 때, 감사의 서명을 받도록 되어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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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 MBC 감사는 무엇을 감사했나?
작은 규모의 회사는 지인을 감사로 앉히는 경우가 많으나 큰 회사의 경우는 외부 회계 법인에서 감사 절차를 엄정히 밟기도 합니다. 그래서 때때로 외부 감사가 회계 장부에 대한 감사를 거부할 경우 회사는 잘못을 시정하거나 정신을 차리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일반 회사도 이러한 데, MBC 와 같은 공기업은 더 철저하고 엄중한 감사 제도와 활동이 있었어야 합니다. 그런데 MBC 감사는 어떻게 된 것이 국가 기관인 '감사원'으로부터 고발을 당하는 치욕을 얻게 되었습니다.
감사원은 알려진 바와 같이 MBC 김재철 사장에 대하여 고발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감사원은 MBC의 실질적 지배 기관인 방문진에 김재철 사장 법인카드 사용내역, MBC 자체 감사 자료 및 증빙서류, 무용가 J씨와의 계약 내용 관련 서류, 최근 3년간 예,결산 성과급 배분 기준 및 최근 5년간 임원 성과급 지급, MBC 파업에 따른 손실액 등 피해검토 자료, MBC 사규 등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은 "임원이 직접 설명하겠다" 는 등의 부적절한 이유를 대며 제출을 거부하였고, MBC 임진택 감사 역시 법인카드 내역과 감사 자료 제출을 거부하였다고 합니다. 공기업에 있어서 '감사'는 회사 편이 아니라 공익의 편에 서야 합니다. 그러나 MBC 감사는 도리어 김재철 사장과 똘똘 뭉쳐서 독립 국가 기관인 감사원의 요구마저도 묵살해 버리는 일에 동조한 것입니다. (관련자료)
▲ MBC 사장과 감사 함께 고발
그래서 감사원은 감사원법 51조에 의거하여 김재철 MBC 사장과 임진택 MBC 감사를 함께 고발하였습니다. 이 조항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자료 제출을 거부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되어 있다고 합니다. 김재철 사장의 출석과 제출 요구 묵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그는 작년 국회 환노위 청문회에도 불참하였고 상급 기관이 방문진의 출석 요구는 6번 모두 무시해 버리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김재철 사장 방문진 불출석 일지 , 출처 MBC 노동조합]
MBC 김재철 사장을 보면 우리나라의 상식과 원칙은 참으로 값어치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의 지나친 법인카드 사용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고, MBC의 특정인에 대한 특혜 사업, PD수첩과 같은 시사 보도 프로그램에 대한 억압, 조합원에 대한 무더기 중징계, 국회와 방문진 출석 요구 무시 등 원칙에 어긋난 일을 수시로 저질렀지만 정부의 그 누구하나 그를 잘못했다고 타이르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는 동안 MBC는 간판 프로그램들이 문을 닫거나 시청율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친근했던 방송인들은 자기의 본분과 상관없는 부서로 전출 가거나 교육 받게된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대하여 아무런 책임감도 느끼지 않았고, 경찰은 김재철 사장 배임 혐의에 대하여 '무혐의' 판결을 내렸던 것입니다.
감사원은 김재철 사장을 평가할 자료를 받지 못해서 감사 자체가 불가하다고 판단을 내렸건만 경찰은 어떤 자료를 보고 김재철 사장에 대하여 무혐의 판결을 내렸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일반 회사에서는 법인카드를 일년에 1억 이상만 써도 너무 과다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을 받게 되는데 공기업 사장이 2년 동안 7억에 가까운 돈을 법인카드로 사용했건만 그것이 전혀 문제가 없다는 판단은 신뢰하기 힘듭니다.
[작년 이맘 때 MBC 노동조합이 파업을 시작하면서 고개숙여 사과하는 장면, 출처 MBC 노동조합]
▲ 김재철 사장을 비호하고 옹호한 세력들 모두 반성하길
감사원의 이번 고발에서도 알 수 있듯이 MBC의 문제는 김재철 사장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었습니다. 김재철 사장이 멋대로 행동하는 것에 대해 '감사'활동을 했어야 하는 MBC 감사는 감사원의 자료 제출을 거부할 정도로 같은 편이었고, MBC를 관리 감독하는 방문진은 김재철 사장의 불출석과 무시를 잘못된 것이라 받아들이지 않고 묵인하고 방관하는 또다른 지원군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와같은 조직적 김재철 밀어주기의 배후는 누구였을까요? 김재철 사장은 방문진도, 국회도, 이번에는 정부 기관까지도 철저히 무시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징역형에 준하는 고발을 당하면서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무시와 묵살로 일관할 때는 무엇인가 엄청난 배후가 있기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당장 감옥에 갈 수도 있는데 어떻게 저렇게 당당하게 '마이웨이'만을 외칠 수 있겠습니까?
감옥에 들어가도 빼내줄 권력, 혹시나 그런 배후가 김재철 사장 뒤에 버티고 있기에 그가 이토록 당당한 것은 아닌지 잠시 생각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MBC 이제는 너무나 망가져버려, 사장이 바뀐다고 하여 옛날 모습으로 돌아가는 데 얼마만의 시간이 걸릴 지 아무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까지 왔습니다. 이것을 알아차린 것일까요? 김재철 사장 퇴진론이 나오고는 있지만 어쩌면 다시한번 저들의 시나리오 대로 현상만 바뀌고 본질은 그대로인 한편의 쇼가 진행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설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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