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이야기했죠. 역사는 후대에 힘 있는 사람들이 쓰는 소설이라구요. 단적인 예로 세계인들에게 스페인 무적 함대는 잘 알려져 있어도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은 모르는 일이고, 금속활자는 고려가 가장 먼저 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구텐베르크만 추앙하고 있습니다.
매우 슬픈 가정이지만 한국이 유럽에 위치했더라면 세계적 위인이 꽤 많이 나왔을 것입니다. 이순신 장군은 가장 존경받은 무인으로 세계 역사에 기록되었을 것이고, 다산 정약용은 공산주의의 창시자 칼 마르크스만큼의 사상가로 발돋움 했을 것입니다. 그 외에 숱하게 많은 우리나라 위인들이 세계 역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지만 아시아의 조그만 반도에 위치했기에 한국의 위인들로 밖에 기억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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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대 역사는 이 시대의 위인으로 누구를 뽑을까요? 출처 : 강남스타일 유투브]
이 시대가 지나가고 어쩌면 세계 역사에 한국의 위인으로는 '싸이'만이 기록되어질 수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한국하면 요즘 '싸이'가 대세니까요. 결국 힘 있는 사람이 역사를 좌지우지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뜨고 있는 미국의 링컨 대통령 역시 당시 한국의 대통령으로서 흑인 노예가 아니라 천민 해방을 이루었더라면 아무도 기억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링컨은 미국의 대통령이고 극적인 스토리가 있었기에 위인의 경지에 올라선 분이라는 생각합니다.한마디로 '평가절상'된 세계적 위인 중에 한명이라는 것입니다.
▲ 정부조직법 진통과 장관 인사청문회
정부조직법을 가지고 나라가 온통 분열 양상입니다. 대통령은 정부조직법이 미루어지면 국민이 불행해진다면서 합의해 줄 것을 국민들 앞에 서서 압박하고 있고, 야당은 국회에서 해결하겠다고 버티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새로운 정부의 장관 내정자들은 청문회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정부조직법과 인사는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에 청문회에 쏠리는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그런데 다른 것은 몰라도 새로운 장관들의 도덕성과 역사인식 만큼은 철저히 검증되고 확인 받아야 합니다. 일이야 장관이 하기보다는 밑에 전문 관료가 한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그러하기에 장관은 비전을 제시하고 부서간 조율과 화합할 줄 아는 인사가 적합하고 특히 도덕성과 역사인식은 그 중에서도 제일 덕목인 것입니다.
능력이야 부족한 부분을 남들이 채워주면 되지만 도덕성과 역사인식은 지금 그 나이에 바뀌거나 새로와지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면에서 이번 박근혜 정부의 장관 인선자들한테 매우 우려스러운 점이 있으니 그것은 516 쿠데타를 바라보는 그들의 역사인식입니다.
[출처 시공사]
▲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의 역사인식
어제 청문회에서 조윤선 여성가족부 내정자는 "유신체제는 대한민국을 있게 한 초석이 되기도 했지만, 정치발전을 지연하게한 결과를 초래한 측면이 있다" 고 말했습니다. 보수 언론은 이 정도 선에서 기사를 마무리 했지만 사실 중요한 질문은 그 다음에 있었습니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조 내정자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질문하였습니다.
"516은 혁명인가 쿠데타인가?"
조윤선 내정자는 이 질문에 대해 " 그 부분은 제가 역사적 관점에서 평가하고 결정 내릴 깊은 공부가 안돼 있다" 며 답을 피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교양있는 사람의 겸손한 답변 같지만 한 나라의 장관 후보자로서 할 대답은 아닌 것 같습니다.
조윤선 내정자는 정치인이 되기 전에 그 누구보다도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조 내정자는 사법시험에 합격하였고, 우리나라 최고의 로펌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씨티은행 부행장까지 지냈던 사람입니다. 아울러 음악과 미술에도 조예가 깊어 관련 서적까지 출판한 한마디로 '팔방미인'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공부도 많이 하고 문화에 조예가 깊은 분이 대한민국 교과서에 나와있는 "516 = 쿠데타" 라는 질문에 답변을 하지 못하는 것은 겸손함이 아니라 오만함으로 밖에 비쳐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국내 역사학자와 전문가들이 516에 대한 고찰과 검증을 통해 '쿠데타'로 정의 내린 사실에 대해 본인이 공부가 깊지 않아 답변을 못하겠다면 자신이 스스로 더 공부해서 다른 결론은 낼 수도 있다는 말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장관 후보자로서 답변은 겸손하게 했지만 내용은 오만하거나 무책임하다는 것입니다.
[출처 시공사]
▲ 쿠데타를 쿠데타로 부르지 않는 장관 후보자들
516이 쿠데타였나는 질문에 답변을 회피한 장관 후보자는 조 내정자 외에 두명이나 더 있습니다. 한명은 서남수 교육부 장과 후보자, 나머지 한명은 유정복 안정행정부 장관 후보자입니다.
정부조직법이 정치적 이슈가 되었습니다. 마치 열심히 국민을 위하여 일하려는 정부 발목을 야당이 잡고 안 놔주는 형국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청와대와 국회를 모두 점령한 새누리당의 힘과 보수 언론이 함께 만들어가는 연합 작전의 성과물로 보입니다.
하지만 너무나 당연했던 516 쿠데타를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쿠데타를 쿠데타로 부르지 못하는 장관 후보자"들이 있는 한 정부조직법이 통과된다 한들 이 나라의 앞날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들이 잘못된 역사인식으로 써 내려갈 지금의 역사가 후대에게 무엇을 물려줄지는 안 봐도 뻔하기 때문입니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습니다. 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잘못된 인사에 대해서는 수정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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