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까칠한

춘몽 단식 15일째, 여의도에서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

어제는 주말을 맞아 여의도에 가보았습니다. 봄바람이 살랑이며 대지가 새로운 생명으로 기지개를 펴고 있었습니다. 오직 내가 걸친 두꺼운 외투만이 겨울을 잊지 못하고 있는듯 하더군요.




<손바닥 꾹><추천 꾹>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내려서 목적지로 향하다가 국회의사당 사진 한번 찍어보았습니다. 웅장하고 멋지게 생겼지만 저 곳에 모인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거짓말을 가장 멋지고 화려하게 하는 분들이라는 생각에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새누리당 당사 앞, 국민의 삶이 활짝 핍니다 라는 플랭카드가 걸려있었다]



저의 목적지는 새누리당 당사 앞이었습니다. 그 곳에서는 트위터 아이디 '춘몽'님이 14일째 물을 포함한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어디에 있을까 고민하고 찾아갔는데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미 새누리당 당사 앞에는 시민 분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습니다. 춘몽님이 단식 투쟁을 시작한 이유는 작년에 있었던 대통령 선거 결과를 다시 수개표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14일째, 죽음을 각오한 단식 투쟁치고는 주변이 너무 초라하였습니다. 언론도, 정당 관계자도 아무도 나와 있지 않았고, 오직 주변 지인들과 몇몇 시민분들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자리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한분이 하체에 마비가 올까봐 계속해서 다리 부분을 지압해 주셨고 춘몽님은 갈증을 이기기위해 대야에 한 손을 담그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처참하여 얼굴을 크로즈업하여 찍는 것이 죄송스러운 정도였습니다. 모두가 이분의 생명이 얼마나 남았을까 가늠하지 못한채 옆에 서서 '병원에 가자'는 권유만 할 뿐이었습니다.  






단식은 원래 물은 마시면서 합니다. 왜냐하면 수분마저 공급받지 못하면 인간은 쉽게 위험한 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춘몽님은 물까지 마다한 단식을 하면서 오직 대야에 물을 피부로 느끼며 절박한 단식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가 단식하는 이유가 무엇이던지간에 사람이 죽어가면 일단 살려놓고 보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그러나 그가 자리잡은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은 그러한 인지상정이 통하지 않는 곳 같았습니다. 주변의 경찰들 또한 새누리당사를 지키는 일에만 집중할 뿐 춘몽에게는 관심을 갖지 않는 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아쉬운 것은 춘몽의 14일 넘는 단식을 언론에서 전혀 다루어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국내 언론에서는 오직 '고발뉴스'와 '신문고뉴스'만이 춘몽의 단식 소식을 전하고 있을 뿐입니다 .



[출처 : 다음뉴스]




▲ 철저히 외면하는 언론

사람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것도 금융과 언론, 정치 일번지라는 여의도 한복판에서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언론은 춘몽에게 관심조차 주지 않고 있었습니다. 


언론은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높은 권력이라도 잘못을 했다면 언론의 감시와 고발에 의해서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응당의 죄값을 치루게 됩니다. 그래서 언론은 공정함을 가지고 빈부와 지위고하를 막론하여 세상을 진실되게 다뤄야하는 것입니다. 




[춘몽트위터]




▲ 사람이 생명을 걸고 15일 단식투쟁하는데 궁금하지도 않은가?

그런데 춘몽의 경우,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수개표를 하자는 취지의 단식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꺼려진다 하여도 한 사람이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세상과의 소통을 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언론은 도대체 저 사람이 왜 저러는가? 타당성은 있는가? 저러다 백주대낮에 여의도 한복판에서 객사하는 것은 아닌가? 등의 시의 적절성, 절박성 등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취재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언론은 이와같이 낮고 보잘 것 없는 자리에는 나타나려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언론이 아니라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하는 기업일 뿐입니다. 기업으로서의 언론은 돈 되는 기사만 만들고, 돈 될만한 권력과 친하며, 사회 정의, 진실, 생명은 나몰라라 하는 것입니다. 







춘몽님과 지금의 상황을 보고 있으려니 너무나 열불이 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무거운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돌아선 발걸음 뒤로 '국민의 삶이 활짝 핍니다'라는 새누리당의 현수막을 보며 얼굴에는 허탈하고 씁쓸한 웃음만이 드리워질 뿐이었습니다. 


춘몽님! 제발 죽지말고 사시길 바랍니다. 



춘몽님에 관한 소식 업데이트 입니다 .

춘몽님은 이후 병원으로 강제이송되었다고 합니다. 쾌유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