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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MBC 징계의 기준, 전두환 같은 ‘그 분’

얼마 전 <COOL한 무위도식>에서는 '기자의 생명은 비판정신, 그러나 돌아온 것은 징계였다?(링크)' 라는 글을 통해 MBC 이용주 기자의 어처구니 없는 징계 소식을 전했습니다.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보도국이 아닌 '미래전략실'로 보직 이동 당하고 거기서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경영진 및 김재철 사장에 대한 비판의 글로 정직 7개월과 교육 2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던 것입니다. 



<추천 꾹><손바닥 꾹>





[2010년 파업 당시 이용주 기자, 그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파업에 참여'했다는 것 뿐이다 ⓒ권순택]




▲ 미래전략실이 성명을 낸 이유MBC의 전두환 같은 '그 분'

그런데 이 중징계 사건과 관련하여 많은 의문과 추측이 난무하여 해당 부서인 미래전략실원 일동이 보도자료를 공개하였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MBC 경영진이 선임한 보직자는 제외되었습니다.(미디어오늘 기사) 이 곳에는 작년 MBC  파업 참가자였던 허일후, 김완태 아나운서, 송일준 피디(PD수첩) 등이 전출되어 함께 근무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이례적인 일입니다. 자신의 부서에서 징계자가 나왔는데 동료 직원들이 징계의 이유와 관련하여 공동 명의의 글을 작성했으니 말입니다. 한마디로 망가져버린 MBC의 현주소를 엿볼 수 있는 경우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행동하는 미래전략실 직원들의 문제가 아니라 이토록 철저히 MBC를 망가뜨린 현 김재철 사장과 경영진에게 그 책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부분에 지원하여 입사한 직원을 파업에 참가했다는 이유만으로 일반직으로 보내버리고, 자신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인사고과 최하등급도 모자라, 해고 다음으로 높은 정직 6개월 중징계를 내리니, 동료 직원들이 보다보다 못해  성명서를 낸 것이기 때문입니다.


간부를 제외한 미래전략실 명의의 성명서를 보면 이용주 기자가 징계 당한 과정을 소상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의 핵심은 이용주 기자가 새로 발령받은 미래전략실에서 인트라넷 조직표에 담당업무를 "MBC의 전두환 같은 '그 분'을 내보낼 전략 수립"이라고 기입한 것이라고 합니다. 





[MB가 선임한 MBC 사장 김재철]




이에 대해 회사는 취업규칙 제4조 위반, <인트라넷 그룹웨어 개인정보 담당업무 및 인트라넷 그룹웨어 보도국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상호인격 존중 의무 및 직장질서 유지 의무를 위반>을 들어 이용주 기자를 징계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노동3권이 헌법에 보장된 나라입니다. 파업을 했다고 부당 대우를 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것은 근로자의 인권을 무시하는 처사인 것입니다. 그런데 단지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기자를 일반 부서로 보직 이동시켰다면 기자 입장에서는 매우 부당하고 화가 나는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고 익숙하지 않던 업무에 대해서 장난기 어린 낙서 정도 했을 수 있습니다. 



[타 부서로 전출되어버린 MBC 아나운서, 김완태 아나운서 트위터 출처]




▲ MBC는 일반기업이 아닌 공익기관이다

그리고 MBC는 주식회사 형태이기는 하지만 공익재단인 방송문화진흥회를 대주주로 두고 있는 공익기관이며 대통령이 사장을 선임하는 공영방송입니다. 그러하기에 공익에 위배되는 사장에 대해서는 충분히 비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일반 회사였다면 사장이 싫으면 직원이 떠나는 것이 맞겠지만 MBC는 공공기관이기에 절차에 따른 비판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용주 기자의 사내 인트라넷 조직표에 "MBC의 전두환 같은 '그 분'을 내보낼 전략 수립"이라 적은 행동은 다소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가지고 정직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린 것도 부당하게 보입니다. 그리고 이용주 기자는 낯설은 부서에 인트라넷을 다루면서 잘 모르고 한 행동일 수 있고, 며칠 후 해당 부서장이 지적을 받고 문제의 글을 삭제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중징계를 고수한 점은 더더욱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MBC의 그분께서 "전두환 같다"는 직유가 너무나 불쾌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일까요? 사람들이 잘 보지도 않는 게시판에 올렸던 낙서치고는 너무나 가혹한 중징계를 내린 것입니다. MBC 이용주 기자가 해고 다음으로 높다는 정직 6개월 중징계 받은 이유는 이와 같았다고 합니다. 




[출처 : 미디어오늘]




▲ 쫓친소와 김재철 사장, 방송 공정성은 어디에?

어떻게 여러분들은 납득이 가시나요? 이용주 기자를 나무라고 하기 전에, 김재철 사장 본인이 MBC에 와서 벌였던 많은 사건 사고를 생각해 보았다면 전혀 납득이 가지 않을 것입니다. 


MBC 김재철 사장은 '큰 집 쪼인트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숙박왕, 카드왕 등등 정말로 많은 의혹의 핵심에 섰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임기 중에 MBC는 시청율과 신뢰도 모두 하위권으로 추락하였습니다. 그리고 본인은 국회 증인 불출석으로  벌금형을 선고받고 감사원으로부터 고발을 당하면서,너무나 떳떳하게 MBC 구성원에 대해서는 징계의 칼바람을 일으켰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를 선임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자리를 물러났음에도 불구하여 여전히 MBC 사장 자리를 꿰차고 있습니다. 이와같은 참담한 언론 상황을 보고 있을 때, 누가 새 정부가 들어서서 언론의 공정성이 회복되고 좋아지겠거니 생각하겠습니까? 전혀 변한 것이 없이 김재철 사장은 건재한데 말이죠.




[MBC노동조합 홈페이지]




MBC 노동조합 홈페이지에 가면 '쫓친소'라는 것이 있습니다.쫓친소는 '쫓겨난 친구들을 소개합니다'의 줄인 말인데 지금까지 MBC 해고자가 무려 131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김재철 사장은 왜 MBC 구성원에 대해서만 이토록 엄격한 것일까요? 그리고 상대적으로 누구에게 관대하려고 그 자리를 계속해서 버티고 있는 것일까요? 여기에 현재 우리나라 '방송 공정성' 에 대한 해답이 숨겨져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