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나간 청와대 대변인에 셀프사과하는 청와대 홍보수석, 우리나라 청와대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어제 밤 10시가 넘은 야심한 시간에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윤창중 대변인에 대해서 공식사과를 했습니다.
<손바닥 꾹>
[10일 밤 10시 40분 경 긴급 기자회견을 위해 입장하는 청와대 홍보수석 출처 연합뉴스]
▲ 대통령의 의중을 담은 긴급 기자회견, 청와대 공식사과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오후 7시께 공항에 도착하였고 긴급 대책회의를 마치고 난 후의 늦은 밤 10시 40분 경에 이루어진 기자회견이라 박 대통령의 의중이 충분히 담긴 '공식사과'였을 것입니다.
내용는 매우 간단하였고 단 4문장에 불과하였습니다 .
"먼저 홍보수석으로서 제 소속실 사람이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대단히 실망스럽고 죄송스럽다.
국민 여러분과 대통령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번 사건이 내용을 파악한 직 후, 대통령께 보고드렸고, 그 즉시 조치를 취했다는 점과 앞으로 미국 측의 수사에 대해서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것입니다.
대단히 성공적으로 평가받은 이번 방미일정 막판에 이런 일이 발생해서 너무나 안타깝고, 이번 방미를 성원해주셨던 국민 여러분과 동포 여러분께 당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
▲ 청와대는 왜 대통령에게 사과하나?
여기서 대단히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청와대 홍보수석은 윤창중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 공식사과하면서 그 대상으로 '국민과 대통령'을 함께 지칭하고 있는 것입니다. 청와대 홍보수석이 얼마나 사안이 중대했으면 밤 10시가 넘은 한밤중에 긴급 기자회견을 했을까요? 자신들이 보더라도 윤창중 성추행 의혹은 그냥 스쳐지나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청와대 홍보수석이 국민과 대통령에게 동시에 사과를 한다? 그렇다면 이 사과는 대통령의 의중을 담은 '공식사과'가 아니라 청와대 홍보수석의 개인적인 사과문이 되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이 겨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개인적인 자격으로 언론에 서서 사과하면 해결될 일입니까?
저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을 임명한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그의 화려했던 과거 전력으로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고 부적격하다고 비판했지만 박근혜 정부가 억지로 갖다 앉힌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가의 품격'을 해외 나가서 매우 적극적으로 실추시킨 윤창중 대변인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거나 홍보수석에게 대리시켰다면 '국민에게만' 사과했어야 하는 것입니다.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 경질 출처 : 연합뉴스]
▲ 국민과 대통령에게 동시사과 = 셀프사과?
그런데 국민과 대통령께 사과를 한다니요? 이것이 도대체 어느나라 사과법인지 황당할 따름입니다. 마치 청와대만의 유체이탈 화법으로 박근혜 대통령도 피해자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피해를 입는 것은 국가의 명예이고 실망하고 놀란 것은 국민들 마음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윤창중 성추행 의혹을 계기로 본인의 인사 방식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왜 비판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하고 지금이라도 잘못된 인사가 있었다면 바로잡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 언론과 사람들의 비판은 반정부 비난이 아니라 정말로 나라를 생각하는 '애국'이었다는 것을 깨달아야하는 것입니다.
애국의 방법으로는 나라 망신시킬 사람들이 정부 주요 보직에 앉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도 당연히 포함됩니다. 꼭 나라가 잘되게 하는 사람들만이 애국자인가요? 힘들게 쌓아올린 국가의 위상과 명예를 한방에 날려버리는 부적격 인물이 대통령 주위에 오지 못하도록 막는 것 또한 주요한 애국의 길입니다.
▲ 윤창중 성추문은 '천재'가 아니라 '인재'이다
우리는 엄청난 태풍이 한반도를 쓸고 가면 언제나 이것이 '천재'였나 '인재'였나를 따집니다. 평소에는 문제 없었던 국가 재난 방지 시스템이 대형 태풍이 쓸고 가면 언제나 심각한 문제점을 들어내고 그로 인해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기 때문입니다.
태풍은 자연적으로 발생했지만 그것이 준 피해는 인간이 제대로 대처하지 않아서 입게되는 '인재'였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번 윤창중 성추행 의혹 사건은 전형적인 '인재' 사건입니다. 인사만 잘했더라면, 사람들의 비판의 소리에 조금만 귀 기울였어도 유사 이래 이와같은 국가적 대망신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성추문이 인간으로서는 어쩔 수 없었던 사건이 아니라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람에 의한 재난이었다는 것입니다.
청와대는 윤창중 성추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사과를 해야하는 사람이 누구이고 제대로 사과 받아야하는 사람이 또한 누구인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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