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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제주4.3 사건, 왜 대통령의 기록물이 중요하냐 하면

제주도에 갔다가 4.3 평화공원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제주 4.3 사건에 대한 역사적 고증과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일종의 기념 공원이었습니다. 






제주 4.3 사건은 무고한 일반 시민을 빨갱이로 몰아 무자비하게 학살한 우리 역사의 뼈아픈 흔적입니다. 현재도 역사적 고증은 진행되고 있고 희생자와 피해에 대한 집계가 밝혀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주 4.3 평화공원 기념관 안에는 4.3 사건에 대한 역사적 자료를 순서대로 모아놓았습니다. 4.3 사건이 처음 발발하게된 계기인 1947년 3.1절 기념식에서 경찰이 발포한 총에 주민 6명 사망, 8명이 중경상을 당한 '3.1사건' 부터 시작됩니다.  


하나 하나 역사의 흔적을 들여다보면 참으로 가슴 아프고 분노가 치미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4.3 사건은 해방 이후 한반도를 남과 북으로 장악한 미국과 소련의 군사적 이해관계에 따른 국내 정치의 타락이 그 원인이 됩니다. 





미국을 등에 업은 이승만은 소련을 몰아낼 구실로 '체제' 이데올로기를 널리 퍼뜨려 국내 정치에 반대하는 자를 모두 '빨갱이'로 몰아부칩니다. 그리고 여기에 동원된 자들은 그 유명한 '서북청년단'으로 일개 극우보수단체가 나중에 군과 경찰에 편입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집니다. 





이들은 미국에서 바라보았을 때 "Red Hunter" - 빨갱이 사냥꾼 이라 명명되어지며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무차별 테러와 살인을 저지릅니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은 대통령이라는 자가 서북청년단을 지원하고 지지하여 그들의 만행을 북돋아주고 방조했다는 것입니다. 박형요 당시 서북청년단 출신은 제주도 파견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승만이 우리를 이용한 겁니다. 공산당을 없애야 한다는 명분만 앞세워 현지 사정도 모르는 서청을 대거 투입한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역사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나라를 위해 일한 애국자들은 헐 벗고 굶주리며, 나라 팔아먹은 매국노들은 떵떵거리면 잘 사는 비상식적 나라에서,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평가 역시 혼란스러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승만 대통령은 누구와는 달리 자신의 '기록물'을 고스란히 남겼습니다. 


 



'대통령 이승만'에 도장까지 찍은 명령 문서를 제주 경찰서에 하달하였고 이러한 명백한 증거가 있기에 이승만이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아니라 무고한 '국민을 가혹하게 탄압한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승만 대통령의 명령 - 국무회의록 1949년 1.21]


"미국 측에서 한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많은 동정을 표하나 제주도 전남사건의 여파를 오나정히 발근색원하여야 그들의 원조는 적극화할 것이며 지방 토색 반도 및 절도 등 악당을 가혹한 방법으로 탄압하여 법의 존엄을 표시할 것이 요청된다."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미국의 원조를 받기 위해 국내 불순분자를 가혹하게 탄압해야 한다는 명령을 내릴 정도라면 그의 인격과 정치력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지방토색과 절도 등의 악당이라고 하였지만 당시 제주도와 전남은 외세에 정당한 저항을 한 것이지 불순한 악당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잘 보이고 싶어하는 미국에 반대하는 자들은 빨갱이라고 낙인 찍은 후 가혹한 탄압의 명분을 '악당'이라고 둘러댄 것입니다.   








'빨갱이와 종북' 많은 연관성이 있어 보이며 옛날이나 지금이나 '공산당'을 가지고 국내 정치에 악용하는 경우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그러나 이승만의 만행은 모두 기록물로 남겨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주 4.3 사건의 가해자가 누구이며 책임자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밝혀질 수 있었습니다. 위와 같은 기록물이 없었다면 생떼 쓰는 매국 정치인과 어용 학자들의 물타기로 이승만의 제주 4.3 사건과의 연관성은 오리무중으로 빠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제주 4.3 사건에 대해서 사과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었습니다. 과거 이승만 대통령이 잘못한 것에 대해서 사과는 노무현 대통령이 정부를 대변하여 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듯 기록물은 중요한 것이고 특히 대통령의 기록물은 더더욱 중요합니다. 그래서 기록물을 많이 남긴 대통령은 '역사'를 인정하고 역사 앞에 떳떳하려고 노력한 것입니다. 그러나 기록물을 남기려 하지 않은 대통령은 역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거나 아니면 역사 앞에 부끄러운 것이 많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요즘 대통령 기록물 때문에 나라가 온통 뒤숭숭합니다. 없어진 것인지 파기한 것인지 누군가 숨겨둔 것인지 황당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혼란스러울 때는 확실한 것에만 집중하면 의외로 진실에 다가가는 방법이 됩니다. 


오늘 마지막은 '아이엠피터'님의 비교 사진 한 장으로 마무리 짓습니다. 비밀기록 9,700건의 노무현 대통령, 비밀기록 0건인 이명박 대통령.


비밀 기록을 남기지 않아도 될 정도로 깨끗한 정치를 했다면 아래의 수치가 이해가 가지만 모든 구설수에 이름이 빠지지않는 '이명박' 대통령이 비밀 기록을 한개도 남기지 않았다는 사실은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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