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생명을 걸고 양심과 진실을 지키는 사람에게 '스타'라는 연예계 호칭을 붙이는 것은 싸구려 저널리즘입니다. 8월 19일에 있었던 국정원 진상조사 청문회를 봤던 사람들이라면 권은회 과장의 차분하고 일관되며 소신있는 모습에 감동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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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것은 밖에서 볼 때는 의롭고 멋있게 보일지 모르지만 청문회 장에 홀로 앉아 있는 권은회 과장에게는 외롭고 힘든 생명을 건 싸움일 수 있습니다.
▲ 청문회 출석한 권은희 과장
권은희 과장은 국정원 진상조사 청문회에 증인 신분으로 출석하였습니다. 권 과장 외에 서울 경찰청 소속 13명의 경찰 증인들이 함께 하였지만 그 누구하나 권 과장의 의견과 동일한 자는 없었습니다. 증인으로 출석한 경찰들은 이전 원세훈 김용판, 그리고 국정원 직원들과 동일하게 검찰의 이번 국정원 사건 대선 개입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였습니다.
즉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 없었다는 자신들의 처음 수사 결과가 맞았고 후에 밝혀진 검찰이 제시한 증거물과 혐의 사실 모두를 부인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번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경찰이 집단적으로 검찰에 대해서 대드는 것을 처음 본 듯 합니다. 앞으로 검찰의 대응과 법원에서의 공방이 흥미로울 따름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새누리는 진실을 파헤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권은회 과장 혼자만 다른 의견을 내고 있는 것에 대해서 비논리적 추궁을 하였습니다.
[차단막 설치 그림자 청문회 출처 팩트티비]
▲ 차분하고 한결같은 소신있는 답변이 의미하는 것은?
권은희 과장은 14시간 이상 이루어진 청문회 동안 시종일관 차분하고 신념있는 답변을 유지해 나갔습니다. 반면 나머지 경찰들은 우왕좌왕하고 예리한 질문에 대해서는 어리둥절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여러명의 경찰보다 한명의 권은회 과장이 더 안정되고 확신에 찬 모습을 보인 이유에 대해 '저는 실제로 수사를 한 사람이고 나머지 분들은 증거를 분석한 분들이다'라는 답변으로 권 과장은 차이점을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와같은 차이점이 왜 생기는 지 아는 사람이라면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상식적으로 잘 알 것입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처음부터 국조를 할 마음도 자격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청문회는 국정원 대선 개입에 대한 진상규명 차원에서 열린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새누리 국조 위원들은 국정원에서 나온 증인들보다 권은희 과장 한명에게 질문을 집중하였습니다.
▲ 수준 낮은 청문회 질문들
조명철 의원은 권은희 과장에게 "광주의 경찰이냐, 대한민국의 경찰이냐" 라는 질문을 하였고 김태흠 의원은 "문재인이 당선되길 바랬죠?", "지금도 문재인이 대통령이길 바라죠?" 등의 상식 밖의 악의적인 질문을 하면서 청문회 수준을 떨어뜨렸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이라면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지역에 따라 차별받지 않을 소중한 권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새누리당 국조 위원들은 지역 감정과 정치적 견해로 사람들의 생각을 분열시키는 비열한 질문으로 권은희 과장은 물론 시청하는 국민들의 자존심을 훼손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떳떳하고 당당하게 국정조사 특별위원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주객이 전도된 청문회장에서 새누리당 위원들에게 집중적인 질문과 인신 공격성 상황을 대하면서도 권은회 과장은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자기 소신이 없다면 결코 보여줄 수 없는 자세였습니다.
[출처 팩트티비]
▲ 무기력한 청문회장에서 빛나던 권은희 과장
저는 이번 국정조사를 보면서 민주주의 소중한 절차들이 거짓 꼼수로 인해 권위와 가치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했습니다. 국정조사가 열릴 정도면 국가적으로 중차대한 사건이며 국민들의 알권리가 충족되어야할 사건입니다. 그러면 이미 민형사상 재판이 진행 중일 경우가 많았는데 나온 증인들은 하나같이 형사재판 중이기 때문에 답변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답변 회피는 국민의 알권리보다 범죄 혐의자의 기본권이 더 중요하다는 법의 틈새에 기인합니다. 현재 국정원 청문회의 모습은 국가 범죄 진상조사를 무기력화 시키는 나쁜 사례로 남을 것입니다. 그리고 진상조사를 해야할 국회의원들이 생떼와 트집으로 일관하며 사건과 상관없는 질문으로 증인을 곤란하게만 만드는 등 국정조사 무용론이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단 한사람의 증인, 권은희 과장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모두가 거짓을 말해도 한 사람의 증언이 더 의미를 갖는 이유는 그것이 '진실'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권은희 과장은 별처럼 잠깐 빛나다 사라져가는 '스타'로 불려져서는 안됩니다.
권은희 과장은 국정원이라는 우리나라 최고 권력 기관과 대선 개입으로 탄생한 권력과 맞서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그 싸움이 만만하다고 생각한다면 웃고 즐기며 권 과장을 스타로 추켜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싸움은 한 사람의 인생을 건 매우 힘든 싸움이며 무조건 승리한다고 장담할 수 없는 자신과의 투쟁입니다.
[답변하고 있는 권은희 과장 출처 팩트티비]
▲ 주저함 없는 증언
앞으로 자신의 직장에서 겪게될 불이익 또는 따돌림을 권 과장이 모를 리 없고 국회의원들이 청문회장에서 하는 인신공격이 자신의 삶 속에 고착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모든 역경에도 불구하고 권은희 과장은 청문회 장에서 마지막에 다음과 같이 증언하고 있습니다.
김용판 전 서울청장의 격려전화를 했느냐는 박영선 의원에 질문에 "그것은 김용판 청장의 거짓말"이라고 당당하게 답하였고 "경찰 수사권은 독립되어야 하고 독립을 위해서 지금 이렇게 노력하고 있고 저를 지지하는 일선 경찰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하였습니다.
권은희 과장의 모습에는 감동이 있었습니다. 우리 내면에 있는 두려움과 어둠이 권 과장의 의로운 행동을 보며 요동치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는 세상이 잘못되었다고 이미 오래 전에 체념했을 수 있고 거짓 세력들의 난동에 행여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을까 두려움에 위축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 권은희 과장을 지키는 일, 국정원 사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하지만 아직도 진실을 위해 자기의 모든 것을 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숙연해지고 감동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가 권은희 과장 같은 분이 잘못된 세상에 굴복하지 않도록 지켜야할 것입니다. 국정원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지지가 권은희 과장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진상규명이 되어 불의한 자들에게 책임을 물어 처벌해야만 할 것입니다.
권은희 과장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한 때 스쳐지나가는 것이라면 시작조차 않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녀는 우리의 마음 속을 밝히는 꺼지지 않는 빛으로 남아야 합니다.
권은희 과장은 '스타'가 아니라 우리의 '양심'입니다.
2013/08/21 - [까칠한] - SBS 뉴스 사고, 방송이 미쳐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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