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방송통신위원장 이경재 내정자의 인터뷰는 매우 짧막하지만 명료했습니다. KBS 수신료 인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KBS 수신료 인상해야죠"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뉴시스 관련기사)
<손바닥 꾹>
[방통위원장 이경재 내정자 출처 : 노컷뉴스]
▲ 신임 방통위원장 이경재 전 의원 문제 없는가?
방송 장악 없을 것이라는 박근혜 정부의 주장과 MB 정부의 최시중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방송통신위원장'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지 잘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 신임 방통위원장으로 이경재 전 새누리당 의원이 내정되었습니다. 옛 공보처 출신에다가 4선 국회의원 그리고 친박계 의원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은 사람에게 '언론 장악' 없을 것이라는 방송통신위원장자리를 맡기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인사였습니다.
하지만 새 정부의 나머지 인사가 너무나 사고를 많이 친 바 (이미 6명이 낙마) 이경재 전 의원 정도는 문제 축에도 낄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비난 여론은 있지만 무난하게 방통위원장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 왜 방통위원장들은 KBS 수신료를 올리려고 하는가?
그러나 본인이 친박계라 해도 언론의 공정성에는 전혀 문제 없을 것이라던 신임 방통위원장은 KBS의 수신료는 무척이나 올려주고 싶었나 봅니다.
KBS 수신료 인상이 국민을 위하는 것인지 KBS를 위한 것인지는 나중에 밝혀질 것입니다. KBS 수신료 인상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기관장이라면 이와 같은 질문에 "KBS가 공정성을 회복하고 진정한 국민을 위한 방송으로 거듭난다면 한번 고려해 보겠다"라고 답했더라면 믿음이 갔을텐데 말입니다.
2013/03/04 - [까칠한] - 공사창립 40년 KBS 수신료 내기 정말 아깝습니다
우리는 이유 없이 댓가를 지불하는 것에 거부감을 갖습니다. 하지만 충분한 서비스를 받거나 돈의 가치에 준하는 결과를 얻었을 때, 댓가 지불하는 것을 꺼려하지 않습니다. 무전취식자가 아니라면 맛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오면 주인에게 밥값을 지불하고, 교통 수단을 이용하고서 이용료 지불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 국민의 방송을 표방하는 KBS가 수신료 인상하는 것에 대해 국민적 저항이 매우 크다면 관계자들은 먼저 그 이유를 스스로 묻고 반성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와 KBS는 무조건 수신료를 올려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계속해서 '인상' 일방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출처 : KBS]
▲ 스스로 공영방송으로서 떳떳하다는 KBS
KBS는 스스로 신뢰도 1위의 공영방송이라고 대문짝만하게 9시뉴스 시간에 광고를 해대면서 수신료 인상의 정당성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저만 하더라고 '개그콘서트' 외에는 KBS를 보지 않습니다. 개콘 역시도 생각나면 보는 것이지 언제나 본방 사수하면서까지 보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KBS 수신료를 매월 2,500원씩 꼬박꼬박내고 있습니다. 관리비 영수증에 한꺼번에 나오기 때문에 거부할 수도 없고 국민된 도리로서 어쩔 수 없이 내야되는 세금처럼 되어버린 것입니다. 2,500원이 매우 적은 돈 같지만 이것이 전 세대수에 부과되어 고정적으로 징수된다면 적지 않은 예산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KBS 가 광고영업을 않하는 것도 아닙니다. KBS2 경우는 타 방송과 동일한 수준의 광고를 내보내고 있고 kBS1 역시 광고가 없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수신료를 올리겠다는 의도가 무엇인지 참으로 궁금할 따름입니다.
▲ KBS 수신료 인상은 종편 몰아주기 꼼수?
한편에서는 고정적인 기업 광고가 공중파에게로만 몰리기 때문에 KBS의 안정적인 광고 매출을 종편으로 몰아주기 위한 시도라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샤프심 시청율, 질 낮은 콘텐츠, 왜곡보도의 달인, 종편에게 제 정신을 가진 기업이라면 비싼 가격의 광고를 할리 없습니다.
하지만 공중파의 큰 축인 KBS 광고가 사라진다면 당연히 기업 홍보 담당자들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차선책의 종편에 광고를 실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종편을 허가해주고 종편이 먹고 살 것까지 걱정한 위정자들은 KBS를 희생하면서까지 종편을 키워주려 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그리고 KBS의 희생은 국민 혈세의 낭비로 직결되는 것입니다.
▲ 공정하지 않은 공영방송을 보면서 왜 수신료를 내야하지?
그리고 지금의 KBS는 수신료를 내면서까지 봐야할 방송은 아닙니다. 정권 홍보를 위한 매체로 전락한 KBS는 MB 정부 낙하산 사장들이 부임하면서 공정 방송의 지위를 잃어버린지 오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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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작년 대선 평가 보고서에 '공정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시사보도교양 프로그램보다는 드라마 예능에 열을 올렸으며, 무분별하게 정치인을 출연시켜 이미지 홍보를 하였고, 대통령의 친정부 연설을 고정 프로그램화하여 내보냈습니다.
요즘 광고를 보면 도리어 돈을 주는 콘텐츠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KBS는 국민의 편에 서서, 국민이 꼭 알아야할 정보를 실어나르는 대신, 돈이 되고, 권력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홍보하는데 힘썼습니다. KBS의 홍보와 광고를 넘다드는 콘텐츠를 국민들이 봐 주었다면 도리어 돈을 받아야하는 것은 국민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국민들이 KBS를 보는데 수신료를 내고 있고 이제는 그것마저 인상하겠다는 것입니다 .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 출처 : 뉴시스]
▲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의 숙원 사업, KBS 수신료 인상
KBS 수신료 인상은 MB정부 언론 장악의 주인공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의 주장과 일맥상통합니다. 최 방통위원장은 재임기간 동안 무려 3번에 걸쳐 KBS 수신료 인상안(2500원 -> 3500원)을 국회에 제출할 정도로 안달 났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신임 이경재 방통위 내정자 역시 KBS 수신료 인상에 대해 동일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니 참으로 걱정이 앞섭니다.
말로는 언론 장악 없다고 하지만 실제 행동으로는 언론 장악을 위한 정책을 펼친다면 국민은 무엇이 진실인지 매우 헛갈릴 수 밖에 없습니다.
▲ KBS 수신료 받지 말고 SBS, MBC처럼 방송하면 안될까? 별차이도 없으면서
KBS는 수신료 인상에 대해 논의하기 전에 정말로 국민의 방송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반성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언론으로서의 제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매년 수신료 타령하는 모습, 정말이지 좋아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KBS 경영이 악화되어 직원들 월급 못 받았다는 소리는 아직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마치 수신료가 없으면 방송국이 안돌아갈 것처럼 왜 이리 호들갑을 떠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냥 수신료 받지 말고 SBS, MBC 처럼 광고도 하고 해외 영업도 하면서 방송국 운영해도 될 것같습니다. 그런데 누가 원한다고 언제나 공영성 타령 하면서 광고 없애고 대신 국민 수신료로 방송국을 운영하겠다는 것인지 당췌 높으신 분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매우 힘들 따름입니다.
<나비오의 COOL한 무위도식>이 2013년 코리아블로그 어워드 후보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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